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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할아버지카페 딸 Aug 28. 2022

마음을 이루는 세 가지 요소 2

그리고 나.

마음은 과거의 경험 정보인 ‘기억’과 기억의 신체 반응인 ‘감정’ 그리고 우리가 그동안 경험해온 삶의 기억의 고유성과 특수성으로 이루어진 ‘나’로 인해 발생한다. 이에 해당하는 경전이나 주석서를 참고하면, 마음의 단위를 이 보다 더 미세하게 나누어 설명하지만, 우리가 수행 중에 관찰할 수 있는 범위는 보편적으로 이 정도에 해당하리라 여겨진다.


많은 사람이 '나'의 기능에 대해서 그다지 바람직하게 여기지 않을뿐더러, 아예 거세시키는 것을 마땅한 듯 여긴다. 그래서 실제로 명상 수행의 목적을 '나'를 지우는 것에 두는 경우를 종종 본다. 물론, 그 시작은 내려놓음 정도였겠지만, '나'라는 기능이 그렇게 만만한 기능이 아니다. 결국 대서서 싸우기를 반복하다가 본래의 목적을 잊히고, 없애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다. 물론, 이와 같은 행위는 성공하기가 거의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매우 희소하기 까지 하다. 우리는 살면서 이와 같은 자아실현 및 성공을 이룬 사람을 '성인'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성인의 반열에 오른 양반들은 나를 잘 아는 것이지, 정복을 한 것은 아닐 거라는 생각을 한다. 순전히 내 생각이긴 하지만, 난 그렇게 추론한다.   


왜냐하면,  우리 안의 ‘나’는 자신의 생존뿐만 아니라 개인의 가치와 존엄을 이루는 아주 중요한 기능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존재로서 생존하기 위해 의식 안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작동하는 마음이 ‘나’이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생존에 위협을 느끼면 의식적으로는 제어되지 않는 본능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반응을 보이게 될 수밖에 없다. 또한 마음에 각인된 기억의 정도가 깊을수록, 자존감의 균형이 무너져 있을수록 ‘나’라는 기능은 강력하게 작동한다. 전쟁이나 재난, 질병, 인위적 학대 등으로 인해 극단적인 생존의 위협을 경험했을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고난의 시기가 지나고 평온한 삶을 살고 있음에도, 기본적인 인간관계나 삶의 태도에서 지나치게 ‘나’라는 기능이 우선된다. 그리고 사실, 그들은 ‘나’라는 기능 때문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라, ‘나’라는 기능이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이다.      


마음은 우리가 가진 기능 중 하나이지만, 기능이나 내용이 고정되어 있지는 않다. 기억이 늘 한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마음’은 새로운 경험을 통해서 언제든지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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