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쉼표 하나 찍고 싶어라.
긴 문장 어딘가에는 반드시 쉼표가 있습니다.
잠시, 생각을 멈추고, 읽기를 쉬어가라고.
행여, 책을 읽는 마음의 숨이 찰까 쉬어가라고.
그래 봤자, 긴 문장. 우리네 인생만큼 길 까요.
우리네 근심만큼 늘어질까요.
읽어 봤자, 열댓 줄
짤막한 시구의 쉬어갈 곳에 찍힌 쉼표가
어째서 우리가 사는 인생사에는 그리 쉽게 보이지 않을까요.
이만하면 쉬어가겠지,
이만하면 좀 나아지겠지.
이만하면 나도 살만하겠지.
아무리 살아도 쉼표 하나 보이지 않네요.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에 평상을 펴고
시원한 바람 한줄기 이마에 돋은 땀을 식히듯
나도 내 인생 어디쯤에서는 한 번쯤 쉬어갈까 했는데,
이 나이 되도록 쉬어가라는 쉼표 하나,
함께 쉬고, 함께 가자. 손목 잡고 주저 앉혀 한자리 깔아주는
흔한 친구 하나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