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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신웅 Oct 01. 2023

반복되는 것 같아도

Self-Portrait. 2023년 9월 30일 토요일, 흐림.

추석 연휴도 절반이 훌쩍 지났다. 9월의 마지막 날이기도 하고, 이때쯤 연휴를 어떻게 보냈는지, 남은 연휴는 어떻게 보낼지 정리도 할 겸 이렇게 쓴다. 


여러 생각이 한꺼번에 떠올라 조금 혼란스러운데 일단 오늘 하루를 정리해야겠다. 오전에는 개인 업무를 보고, 오후에는 4개월여 만에 충주 남산(금봉산)에 올랐다. 정상 높이가 636미터이니 낮은 산은 아니다. 범바위길로 시작해 정상에서 충주 시내 전경을 구경하고, 깔딱고개로 내려오는데 3시간 정도 걸렸다. 집에 돌아와 샤워하고, 미향 이모가 선물로 준 쿠폰으로 치킨을 사서 가족들과 함께 먹었다. 저녁 식사 후 한창 진행 중인 제19회 항저우 아시안 게임 경기를 시청했다. 대한민국과 북한의 여자축구 8강전이라서 집중해서 봤다. 그런데 태국 주심의 편파 판정 때문에 어찌나 화가 나던지 후반전 역전 골이 들어갔을 때 가슴속부터 솟아나는 욕지기를 참을 수 없었다. 결국 경기도 4대 1로 패하고 말았다. 괜히 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기를 보고 내 방으로 와 넷플릭스 시리즈 ‘도적: 칼의 소리’를 봤다. 연휴 기간 조금씩 보고 있다가 오늘 드디어 마지막회까지 봤는데 ‘이건 뭐지?’ 했다. ‘뭐가 이렇게 용두사미야?’ 속으로 수십 번 중얼거렸다. 아무리 시즌 2를 생각한다고 해도 이렇게 맥이 빠지게 끝이 날 줄이야. 시즌 2가 언제 나올지 알고. 서현과 이호정 두 연기자를 다시 보게 된 점이 가장 큰 수확이 아니었나 싶다. 

암튼, ‘도적: 칼의 소리’를 다 보고, 유튜브로 최근 관심을 가진 천주교 박해 관련 다큐 영상을 보니 9월의 마지막 날도 ‘스르륵’ 사라졌다. 그러니까 10월의 첫날에 9월의 마지막 날을 기록하는 중이다. 남은 연휴는 어떻게 보낼지 정리도 할 겸.


오늘, 10월의 첫날에 나는 서울에 올라간다. 가서 3일까지 보내다 3일 오후에 다시 내포로 내려갈 예정이다. 서울에 가더라도 할 일은 변함없다. 연휴 때 해야 할 일이 생겼기에 개인적인 업무를 보고, 매일 운동하고, 글을 쓰고(쓰려고 노력하고), 잘 먹고, 잘 자면 된다. 이외에도 몇 가지 일이 있는데 뭐, 그건 굳이 적지 않아도 다 아니까.     


최근에 나의 가장 중요한 생각거리는 19세기 조선의 농민 봉기와 서학, 그리고 동학 등 빛이 사려졌던 시대에 빛이 되기 위해 노력했던 수많은 이들과 그들의 활동 등이다. 9월은 이 화두를 붙잡고 씨름하며 보낸 것 같다. 부족하지만 약간의 성과도 얻었기에 앞으로 당분간은 이 생각에 몰입하며 살아갈 것 같다. 나중에 어떤 결과물이 나올 진 두고 볼 일이다.


이제 막 시작된 10월은 또 다른 출발을 하는 시작의 한 달이 되지 않을까 싶다. 출발이라고 하니 지금까지 내가 멈춰있었거나 그런 건 아니다. 언제나 늘 같은 목적지를 향해 걷고, 뛰고, 때로는 돌아가고, 길을 잃기도 하고, 잠시 앉아 쉬기도 했다. 그렇게 42년 동안 살아오면서 다시 의지를 다지고 좀 더 노력하겠다는 의미로 출발이라는 단어를 선택했을 뿐. 난 언제나 부족하기에 마음을 다잡기 위해 이런 단어도 간간이 사용하고 그래야 한다. 출발. 뭔가 의미심장하니까.


10월을 이렇게 의미심장하게 생각하며 시작했으니 너무 큰 욕심부리지 말고,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더, 내일은 오늘보다 조금 더 성장하는 날들을 보내자. 그렇게 10월을 보내고, 11월에는 또다시 새롭게 출발하는 거다. 이게 인생이다, 생각하고 말이다.

반복되는 것 같아도 언제나 끝은 있고, 그 끝을 아직은 알 수 없으니 매 순간 최선을 다해 내게 주어진 이 삶을 의미 있게 살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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