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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신웅 Sep 01. 2023

여름을 보내며

Selp-Portrait. 2023년 8월 31일 목요일, 맑음.

8월의 마지막 날을 도서관에서 보낼 수 있다는 건 감사한 일이다. 게다가 조용히 생각에 잠겨 한 계절을 돌아볼 수 있다는 것 또한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이렇게 또 한 번의 여름을 보낸다.      




훗날 역사는 2023년의 여름을 어떻게 기록할까? 

기록과 별개로 많은 이들은 이번 여름을 어떻게 기억할까? 

쉽게 답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이 일어났던 계절이었다. 그 많은 일들을 지켜보며 지금 내가 갖는 감정은 결국, 분노다. 슬픔에 공감하고 위로하기도 모자란 데 어느 순간 내 가슴에서 끓어오르는 분노가 이젠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차오르고 있다. 그래서일까? 오랜만에 살아있다는 감정이 나를 휘감는다.


싸워야겠다. 

어쩌면 이 분노가 그토록 게으르게 생활했던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웠는지도 모른다.

끝내 물러서지 않고 당당하게 맞선 이들이 흘린 피로 지킨 가치를 위해,

내 가족과 이웃들의 안전과 그들이 누리는 평범한 일상의 행복을 위해,

모두의 파멸을 부추기며 자신의 배만 채우는 이들을 굴복시키기 위해,

싸워야겠다.


어찌 보면, 이번 여름은 내게 가장 잘 맞는 무기가 무엇인지 다시금 깨달은 계절이기도 했다. 

다행히 나는 그 무기를 찾았고, 사용할 준비에 들어갔다. 그 무기란 바로 ‘글’이다. 그동안 말로는 쓰겠다고 하면서도 쓰지 못했던 그 글을 본격적으로 써야겠다. 그게 이 반역의 시대에 맞서는 내게 유일한 무기니까.

생각이 이렇게 다다라서 그런지 요즘은 너무나 쓰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새로운 생각도 자주 떠오르고 있다.


여름을 보내며, 

내가 얻은 가장 큰 선물이다.     


2023년, 아직 4개월이 남았다. 그 기간이면 충분하다. 

우선 지금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있는 대본의 초고를 완성하는 게 1차 목표다. 그 외에도 쓸 건 많으니 일단 하나에 집중하고 그다음으로 넘어가자.


9월부터 내 무기가 얼마나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 스스로 증명해야 할 때가 시작된다.

지난여름을 기억하며, 쉽게 무너지지 않도록.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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