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치카와 유즈루 감독의 애니메이션 ‘블루 자이언트’는 꿈을 포기하지 않은 이들에게 바치는 헌사다.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감동적이었다.
‘이것이 바로 재즈!’라는 말은 다시 ‘이것이 바로 인생!’이라는 말로 바꿀 수 있다. 모름지기 살아있다는 건 이런 상태를 말하지. 완벽하게 몰입된 상태에서 발산하는 에너지는 세상을 압도하는 법. 세 명의 주인공이 마지막이 될 합주를 함께 하는 엔딩 장면은 말 그대로 압도적이었다.
붉다 못해 푸르게 타오르는 불을 뜻하는, 뛰어난 연주자에게 바치는 명칭이 ‘블루 자이언트’다. 한 번뿐인 인생, 푸른 건 바라지도 않고 붉게 타오르기라도 해야 할 텐데 과연 우리 중 몇이나 자신의 꿈을 불태우며 살아가고 있을까?
영화에서 뒤늦게 드럼을 시작한 타마다는 말한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야. 내가 원해서 하는 거야.
그리고 세계 최고의 재즈 연주자가 되리라 확신하는 다이는 말한다.
이 무대를 평생 기억하겠어. 누가 뭐라고 하든 좋은 라이브 공연이었어.
나는 이 두 대사가 이 영화의 핵심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원해서 하는 일에 누가 뭐라고 하든 상관없다. 내가 좋으면 그게 바로 최고의 무대고 그 무대를 평생 기억하며 살아가면 된다.
이 대사를 생각하며 한동안 다시 꺼졌던 열정을 불태워야겠다.
한동안 사정없이 몰아치던 일정이 일단락되고 이제 조금 마음의 안정을 되찾았다. 다가오는 주말을 이용해 다시 해야 할 일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
11월은 여기저기 도전했던 일의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이 될 것이고, 또 새롭게 시작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는 반드시 끝맺음도 필요한 법이니 이 부분을 소홀히 하지 말자.
다시 ‘블루 자이언트’에서 유키노리는 말한다.
재즈 밴드는 록 밴드처럼 영원하지 않아. 서로를 발판 삼을 뿐이야.
나 또한 지금 내가 있는 곳에 영원히 머물지 않는다. 언제나 그랬듯 이곳을 발판 삼아 내가 가고자 하는 곳으로 더 가까이 다가갈 뿐. 이제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때가 다시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