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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신웅 Apr 23. 2022

인생은 한 번

2022년 4월 23일 토요일, 맑음.

4월은 내 생각을 겉으로 드러내는 일 보단 다른 이들이 인생을 걸고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을 다해 써 내려간 글들을 읽으며 보낸 시간이 많았다. 

그렇게 빈둥거리는 와중에도 시간을 내 읽은 책은 김누리 교수의 ‘우리에겐 절망할 권리가 없다’와 장 지글러의 ‘인간의 길을 가다’, 그리고 한국철학사상연구회가 펴낸 ‘처음 읽는 한국 현대철학’이다. 

일주일에 한 권 정도는 꼭 읽자고 신년 초에 다짐했는데 이번 달은 딱 다짐만큼의 독서를 했구나. 아직 4월은 일주일이나 남았으니 다음 주에도 한 권의 책을 읽으면 더 뿌듯하겠지.


읽은 책에 대한 감상평은 따로 없고 올해부터 읽다가 연필로 밑줄 그은 부분을 다시 추려서 기록하고 있다. 쪽 번호와 소제목 등도 함께 기록해 나중에 내가 글을 쓰거나 할 때 인용할 부분이 있으면 인용할 생각이다. 이 세 권의 책 중에서 가장 많이 밑줄을 그으며 읽은 책은 장 지글러의 ‘인간의 길을 가다’였다. 학문이란 무엇인지, 지식인이란 무엇인지 언젠가부터 생각조차 하지 않던 질문에 대한 진실한 답이 이 책 안에는 담겨 있었다. 생각해보면 언제부터 나는 이렇게 소심해지고 수동적인 인간으로 그저 하루의 편안한 삶에 감사하며 한 번뿐인 인생을 낭비하고 있는 것인지. 요즘 들어 무기력한 자아의 모습에 적잖이 실망하고 있다. 이러려고 그렇게 고민하며 새로운 길을 단념한 것이 아닌데 말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다음 달부터는 배우고 익히는 시간을 다시 갖는다는 점이다. 현실에 안주하고 내 가능성을 짓누르며 인생을 낭비할 순 없다. 두렵더라도 다시 용기를 내 내가 꿈꾸는 방향의 길을 걸어가자.



지구 반대편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바라보며 마음이 복잡하다. 서울에 올라오면 되도록 CNN 채널을 틀어놓고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참상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비루한 현실에 매몰된 하루의 연속이 내 이성과 감성마저 마비시키는 것 같아 깨어있으려고 노력한다. 그러면서 소심한 내 본성을 극복하고 내가 저편에서 고통받는 이들에게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생각한다.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보이지만 찾고 또 찾으면 분명 어떠한 도움이라도 줄 수 있다. 지금 당장이 아니라도 말이다. 


깨어있는 양심, 그리고 더 나아가 행동하고 실천하는 양심. 그전에 세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존재가 되기 위한 부단한 노력.

늘 잊지 말고 실천해야 한다. 넘어지고 좌절하더라도 다시 일어나 훌훌 털고 다시 그 길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이제 며칠 후면 진짜로 인생의 후반전을 시작하게 된다. 늘 되새기고 다짐한 대로 인생의 후반전은 전반전에서 느끼고 배우고 반성했던 모든 것들을 자양분 삼아 오롯이 ‘나 자신’의 삶이라 말할 수 있는 길을 걸어가야 한다. 쉽지 않은 길이겠지만 그럼에도 가야 한다.


누군가 왜냐고 묻는다면 답은 간단하다.

인생은 한 번 뿐이니까.


조금 부족하더라도 아직 잘해나가고 있다.

앞으로도 자신만의 속도로 내 길을 걸어가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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