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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신웅 Jul 11. 2022

휴가를 앞두고

PORTRAIT. 2022년 7월 11일 월요일, 오전에 비 온 후 습함

지난주에는 좋은 작품을 많이 만나 풍요로운 한 주였다. 주중에 영화 ‘헤어질 결심’과 ‘드라이브 마이 카’를 보고 금요일에는 연극을 한 편 봤다. 거의 1년 만에 보는 연극이었는데 제목은 ‘산재일기’였다. 노회찬재단에서 고 노회찬 의원 서거 4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연극이었다. 금요일 오전에 내포에서 서울로 올라온 후 소소한 정리를 하니 시간이 훌쩍 지나고 날이 더워 사실 갈까 말까 고민도 했다. 그냥 시원한 물에 샤워한 후 집에 누워 좀 쉴까 하는 생각이 컸는데 그래도 모처럼 기회인데 허무하게 날려버리면 안 될 것 같아 마음을 다잡고 전태일재단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들른 금요일 저녁 을지로의 풍경은 여전히 분주했다. 코로나 방역 상황이 많이 풀려 지난해보다 사람이 부쩍 는 모습에서 을지로의 활기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을지로3가역 2번 출구에서 내려 청계천을 지나 전태일재단에 도착해 20분 정도 기다린 후 연극을 관람했다.      


연극은 두 명의 배우가 여러 인터뷰를 재구성한 내용으로 90분간 이어졌다. 이들이 인터뷰한 이들은 모두 산업재해와 관련된 사람들이었다. 기사나 통계를 통해 접하는 건조한 산업재해 속에 인간이 있음을 알리는 게 이 연극의 목적이었다. 그 목적에 맞게 연극을 보다 보면 울컥하는 순간이 몇 번 있었다. 두 배우의 연기력도 안정적이었고 작은 소극장에서 진행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연극을 보면서 산업재해와 관련된 연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원에서 NGO 관련 전공을 배우게 된다면 충분히 관련 주제를 심도 있게 공부해 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 생각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었던 관람이었다. 



연극을 보고 청계천을 따라 조금 걸었다. 맞은편 호프집에서 커다란 텔레비전에 야구 경기가 나오는 채널을 틀어놓고, 그 주변으로 많은 테이블에 사람들이 빼곡하게 앉아 맥주를 마시며 하루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게 불금의 모습이지’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청계천을 따라 시청 앞까지 걸은 후 지하철을 타고 집에 돌아왔다. 그날, 잠을 조금 뒤척여 토요일과 일요일은 시간이 더 훌쩍 지난 느낌마저 든다. 


이번 주는 과연 어떻게 한 주를 보내게 될까? 늘 하는 말이지만 뭔가를 좀 쓰고 창작하는 일에 집중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번 주는 책을 좀 많이 읽을 생각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면 한 주도 금세 지나가겠군. 이렇게 한 주를 보내고 나면 다음 주에는 좀 쉬어가는 시간을 갖는다. 여름휴가를 보내게 되는 것이다. 올해 여름휴가는 1박 2일 지리산 종주를 다녀온 후 화요일에 고향에 내려가 토요일 오전에 서울로 올라가는 계획을 세웠다. 7월이 조금 지났지만, 올해 전반기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남은 하반기를 어떻게 보낼지 구상을 하는 시간으로 여름휴가를 사용하련다. 뭐, 대충 생각은 정리됐지만 조금 더 다듬는다고 생각해야지.     


그러니까 여름휴가까지 앞으로 4일. 

들뜨지 말고 차분하게 최선을 다해 하루를 보내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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