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8 캐스터네츠
캐스터네츠
카디스에 지키는 은이 많아질수록 사람도 많아졌다. 돈이 넘쳤고, 돈을 좇아 온 사람들이 모이는 도시에는 술 마시는 집, 춤추는 집, 도박하는 집, 매음하는 집들이 길을 따라 잇달았다. 돈을 따라 목숨을 걸고 바다를 떠다니다 다행히 뭍에 오른 자들은 마땅히 그 보람을 누려야 했다. 히스파니아 출신으로 예수가 태어날 무렵 로마제국에서 가장 유명한 시인 마르티알리스는 카디스에는 로마 사람들에게 인기 많고 유명한 음란 예술의 스타들이 많았다고 기록했다. 돈으로 썩은 내 나는 하수구 같은 로마 사회를 강하게 풍자한 그 시인은 카디스에서 로마 사람들이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즐기는 여흥에 대해서도 이렇게 기록을 남겼다. 카디스에서는 어린 무희들이 노골적으로 벗은 차림으로 포르노라 할 만큼 야한 춤을 추었는데, 그런 무희들 속에서 가수가 노래를 부르는데 그 노랫말이 '더럽고 냄새나는 매음 골목의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노예들'에게서나 들을 수 있을 단어들보다 더 충격적이라고 묘사했다. 무희들은 벌거벗은 엉덩이를 로마 사람들 얼굴에 가까이 들이대며 섹스하듯 위아래로 움직여 춤을 추었다. 그러면서 조개껍데기를 붙여 만든 것을 손으로 흔들어 요란한 소리를 냈고, 그 소리에 맞춰 몸을 흔들었다. 이 조개껍데기를 부딪쳐 내는 시끄러운 소리를 ‘카디스의 소리’라 했고, 조개껍데기 대신 딱딱 부딪는 소리가 명랑한 밤나무 카스타냐castaña로 만든 이 악기를 스페인 사람들은 캐스터네츠라 불렀다. 카디스는 이런 엉덩이춤과 캐스터네츠 말고도 더 많은 것을 만들어냈다.
춤이 끝나면 무희들은 손님들에게 섹스를 팔며 노래를 불렀는데 유행한 노래들에는 좋은 후크hook가 있었다. 좋은 후크가 있어야 좋은 노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카디스 음란예술 공연자들이 이때부터 벌써 깨우쳐 알고 있었다. 좋은 후크가 로마 사람의 지갑을 열어주었다. 크리에이티브 영역에서 후크는 아주 중요하다. 음악에서 후크는 곡을 떠오르게 하는 가장 중요한 리듬이나 멜로디 파트, 노랫말을 말한다. 후크가 좋은 노래라야 기억하기 쉽고 따라 하기도 쉽다. 그때부터 후크는 인기의 힘이었고 또 대중성이었고 엔터테인먼트에서 돈이 되는 힘이었다.
+ '리듬'은 그리스어로 ‘흐름’이라는 뜻. 음들의 지속 시간과 빈도, 규칙성과 불규칙성으로 한 음절의 리듬을 결정한다. 리듬은 음악이라는 시간 공간에서 듣는 사람 몸의 운동과 가장 관련이 있다. 박자에 따라 발이나 손을 까닥여 장단을 치는 것은 리듬 때문이다. 단순한 리듬 타입이 거푸 반복되었을 때 사람은 최면적 효과에 빠지고 운동 근육의 반사 작용을 풀어놓아 춤을 추게 된다. 우리는 시간에 대한 인식을 리듬 마디 단위로 조직화하기 때문이다. 사람을 춤추게 하는 음악인 탱고와 맘보, 살사 같은 쿠바 음악의 가장 큰 특징은 경쾌하고 심플한 리듬 타입의 반복에 있다.
+ '멜로디'는 우리 귀에 들리는 하나의 선으로 연결된 음이다. 문장을 구성하는 단어를 별개로 분리해 듣지 않고 하나로 연결해 문장 전체가 표현하는 생각을 이해하듯이 우리는 멜로디로 음악을 듣고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