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 아지아코
아지아코
쿠바가 배출한 세계적인 인류학자 페르난도 오르티스는 쿠바 문화를 한마디로 아지아코agiaco문화라고 했다. 다이노와 스페인, 그리고 아프리카 세 문화가 서로 섞인 문화라는 의미를 쿠바 음식 아지아코에 비유했다. 아지아코는 여러 채소와 감자 고구마, 그리고 고기가 섞인 요리다. 수프로 분류하기도 하고 스튜로 분리하기도 한다. 이 재료들은 아지아코 안에서 형체가 녹아 없어지지 않고 모양과 색깔을 그대로 유지한다. 녹아서 서로 스미지 않고, 고유의 형태가 그대로 남았으되 서로 섞여 새로운 음식이 된다. 쿠바 문화가 그렇고, 쿠바 음악도 그렇다. 이런 아지아코 조리법은 우리의 죽 조리법과 같다. 스페인 사람에게 우리말 ‘죽juk’이라는 단어를 발음하게 하면 ‘아지아코agiaco’라고 소리 낸다. 만일 오르티스에게 우리 죽을 보여주고 그 특징을 말로 형용하도록 했다면, 아지아코와 똑같이 설명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