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카리다드

10. 카리다드

#226 조타

by 조이진

조타

뉴올리언스의 장례 행렬은 떠들썩하기로 유명하다. 이것이 쿠바 흑인들에게 또 다른 스타일의 퍼레이드를 착안하게 했다. 쿠바 흑인들도 뉴올리언스 흑인들처럼 죽은 시신을 운구하면서 신나는 곡을 연주하고 춤을 추었다. 여기에 또 하나의 문화가 뒤섞였다. 쿠바의 흑인들은 백인들의 춤에도 영향을 받았다. 카나리아섬에서 백인 노예들이 쿠바로 들어왔고 이들이 흑인 노예들과 섞였다. 춤도 섞였다. 까나리오canario라 불린 이 춤은 남녀가 커플이 되어 구애하기 위해 추는 춤이다. 춤도 추고 구애도 하는 셈이다. 그러니 이 춤은 성행위를 묘사하는 동작이 많았다. 들에서 남녀가 여럿이 한데 모여 이 춤을 추었다. 외설스러운 춤 동작이 어찌나 크고 대담하고 노골적인지 “불같이 야한 구애wooing 춤”이라고 불렸다. 말이 구애춤이지 실상은 난잡한 연애 걸기와 다름없었다. 이런 음란한 춤이 장례 의식으로 춤을 추는 행렬에 섞여 들었다. 흑인의 음란과 백인의 음란이 뒤범벅되어 구분되지 않았다.

jota.jpg 바스크 전통 춤사위 조타. 스페인 북부 카스티야, 아라곤을 대표하는 춤이다. 유럽 궁정에서 유행했다.


바스크들은 조타jota라는 전통춤을 추었다. 조타는 모슬렘의 음악과 춤을 바탕에 두고 카나리아의 춤 동작을 받아들여 춘 춤이다. 캐스터네츠와 탬버린을 두드려 박자를 만들고 남녀가 커플이 되어 춤을 추었다. 반주는 3/4박자로 빠르다. 춤도 동작이 크고, 활달하며, 빠르고 격하다. 노래는 바스크의 전통 창법인 멜리스마로 길게 늘여 빼 부른다. 대개 여럿이 한 곳에 모여 춘다. 조타는 바스크 말로 ‘뛰고jump 노래하니 즐겁다’라는 뜻이다. 아랍 말도 같다. 카나리아 춤을 받아들인 조타도 커플이 추는 구애하는 야한 춤이었다. 아라곤을 비롯한 바스크 사람들은 지금도 민속춤 조타를 즐겨 춘다. 악기 구성도 아랍 악기와 기타가 섞여 있고, 아랍 음악의 전통은 진하게 남아있다. 바스크들은 이 춤을 시신을 땅에 매장하는 장례 의식 도중에도 추었다. 카나리아 노예들의 춤도 이베리아로 들어와 피레네를 거쳐 프랑스와 영국으로 퍼졌다. 모슬렘의 검무 모리스카가 이베리아를 거쳐 프랑스, 영국으로 퍼진 것과 같은 경로다. 이 두 춤이 16세기에 스페인, 프랑스와 영국의 궁정에서 기본 춤이 되었다. 셰익스피어도 2편의 희곡 작품에서 까나리오 댄스를 묘사했다. 기독교인들은 1,000년의 적 모슬렘과 노예로 멸시한 카나리아 섬사람들한테 춤과 음악을 처음 교습받은 셈이다. 카나리아 사람들의 춤은 불같이 야한 춤이었다. 바스크의 춤 조타가 스페인의 장례 행렬에 배었듯이, 아바나에서도 불같이 야한 춤이 흑인 노예들의 카빌도 장례 행렬에서 스며들었다. 구애춤이면서도 장례 의식의 춤이라는 공통점이 춤과 춤을 하나로 묶었다.

basque_jota.jpg 바스크 전통 춤 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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