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0 조지 거슈윈
조지 거슈윈
수면 위로 쏟아지는 환한 섬광을 받는 카리브의 푸른 바다는 눈이 아플 만큼 빛을 반사하고 뭍에서 부는 산들바람은 아바나 말레콘 서쪽 신도시에 자리 잡은 호화로운 호텔 앞 긴 금모래 빛 해변을 간질거렸다. 휴양을 즐기러 온 미국인들로 호텔들은 늘 분주했고 뉴욕의 뮤지션들도 겨울을 나려 건기의 따뜻한 아바나를 찾았다. 찰리 채플린도 탱고를 추기 위해 아바나를 방문했다. 짧은 생애 동안 클래식과 재즈를 융합한 <랩소디 인 블루Rapsody in blue>를 비롯해 블루스 <American in Paris>, 재즈 뮤지컬 <걸 크레이지>, <서머타임>까지, 폭넓은 장르의 음악을 창작해 미국을 대표하는 뮤지션으로 주목받던 젊은 조지 거슈윈도 쇠약해진 몸을 휴양하러 아바나를 찾았다.
아직 영어 오페라 <포기와 베스Porgy and Bess>를 작곡하기 전이었다. 그는 지난날 새로운 음악을 배우기 위해 파리에 머무르며 라벨, 스트라빈스키 등과 교류했어도 별다른 지식을 얻지 못했었다. 그는 이미 700곡 이상의 곡을 써 더 이상 새로운 음악을 만들지 못하고 자기 복제만 하고 있다고 고백했을 만큼 그는 크리에이티브가 소진되었다고 느끼고 있었다. 그런 그가 정치적으로 매우 혼란하고 사방에서 폭탄이 터지던 1932년 겨울에 2주 동안 아바나에 머물렀다. 베다도의 호텔 프라이비트 비치에서는 하우스 밴드가 <살사를 듬뿍 뿌려요>를 다양하게 변주해 연주했다. 그 곡을 귀에 박히도록 들었고, 작곡가인 피녜이로와 만나 둘은 쿠바 음악에 관해 대화를 나누었다. 거슈윈이 미국에 돌아가자마자 그의 다섯 번째 교향곡 <룸바>를 작곡했다. 피녜이로의 <살사를 듬뿍 뿌려요>의 주제 리듬 4마디를 이 곡의 주제 리듬으로 삼아 쿠바의 음악과 춤을 담은 교향곡 <쿠바 서곡Cuban overture>을 썼다. 거슈윈은 지휘대 바로 앞에다 쿠바에서 직접 가져온 다이노 악기 클라베, 마라카스, 기러와 봉고를 배치했다. 이 작품을 뉴욕 필하모니와 초연할 때 이 악보의 첫 페이지에는 아직 이 악기들에 대해 알지 못하는 뉴욕의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이 악기들을 어디에 배치할지를 설명하는 썸네일이 그려져 있었다. 그는 “나는 이 작품에서 내 주제부에 쿠바 리듬을 조화시키기 위해 노력을 쏟았다. 이 고향 서곡은 쿠바 댄스 음악의 정수를 받아들인 결과다.”라고 말했다. 거슈윈은 이 작품을 두 번째 공연할 때 <쿠바 서곡>으로 제목을 바꾸었다. 엉덩이를 뒤로 빼고 마구 흔들어 춤추는 재즈 댄스곡 같은 인상을 주는 <룸바>라는 제목보다는 콘서트 교향곡다운 인상을 주는 제목이 필요하다는 의견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