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꿈과 이름모를 두통

by 팔로 쓰는 앎Arm

A는 이름 모를 두통에 시달리느라 오늘 귀가길도 머리를 싸맨 채였다.


언제부터였던가. A는 남자가 가득한 밀실에서는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쥐었다. 남녀의 문제가 아닐지도 몰랐지만, A가 있는 곳이 그래서였던지도 모른다. 맨 앞자리에 앉았다가도, 사람들이 물밀듯이 들어오면 뒤로 뒤로 뒤로 자리를 옮기곤 하는 것이었다. 이건 흔한 일은 아니어서, A도 근래에야 자신에게 그런 어떤 증상 같은 것이 생겨버렸다는 것을 깨닫고 말았다.


회사에서 치열한 회의와 행사 후 이 일을 맡길 수 있을 것인가, 그러나 일을 맡기지 않으면 홀로 짊어질 무게가 늘어난다, 그러나.. 따위로 반복되는 고민에 머리를 쥐어싼 A는, 행사장을 나서던 걸음까지는 괜찮았다. 괜찮았다. 그런데.. 어느 1호선 완행 열차를 타는 역의 물밀듯이 내려가는 남고생과 검은 넥타이 부대를 본 A는 그만 자리에 멈춰서버렸다. 그리고 일하느라 배터리가 사라져버린 스마트폰을 부적처럼 한 손에 꼭 붙든 채 먼 거리를 걸었다.


A가 가까스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을 때, 아뿔싸 주위에 가득한 넥타이 부대에 그만 A는 손의 떨림을 느끼고 말았다. A는 알 수 없는 고통으로 머리를 부여잡은 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걸 꾹 참는다. A는 언젠가 사람이 많은 어느 역에서 같은 증상을 느꼈던 것, 어느 강의실에서 뒤로 뒤로 도망치다 숨쉬지 못해 도망나왔던 기억을 떠올린다. 그러면서, 머리를 아리게 하는 원인 모를 고통에 머리를 부여잡고 지하철에서 그만 숨도 못 쉬고 있는 것이다.


A는 그러면서, 아 나는 쉬었어야 한다. 아 나는.. 그런 탄식에 잠식하다 이내 답이 없다는 생각에 또 고개를 흔드는 것이다. A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그저 키보드를 도닥이며 내가 잃은 꿈과 꾸었던 꿈과 앞으로 비스무리하게 가게될 길과 그것이 인도할 것과.. 어렴풋하게 그저 미래를 그려보는 것이다. 그러면서, A를 감싼 이 고통이 어서 가시기만을 기다리며 글을 적고야 마는 것이다. A를 끓게 하는 것은 항상 글. 글. 글이었기에, A는 결국 이 글이 싫어 도망치더라도 결국 다른 글로 그걸 풀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났다는 것을, 결국엔 받아들이고야 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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