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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팔로 쓰는 앎Arm Oct 24. 2017

분리

분리하는 연습을 하면 간단하다. 우리는 사실 대단한 일을 하는 건 아니니까. 소위 짜치는 일을 한다고 생각하고 저마다 자리에서 그냥 키보드 도닥이면 그만이다. 내가 말하는 건 나와 내 타사 동기 A, B, C 등이다. 얼굴이 떠오르는 그들 말고는 얘기할 이유가 없다.


대단하다고 생각하면 끝도 없다. 그네들이 내게 방송의 이름을 들어 무례한 말을 해대는 건 무지다. 엘리트의식이다. 듣는 입장에선 황당할 따름이다. 논할 바도 못된다. 그저 업무가 겹쳐 일방적 무례를 당하고 나면 '이게 뭐지' 하고 만다. 그뿐이다.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건 별 일이 아니다. 그날 해야할 일을 하고 집에 오고. 단순하게 오가는 생활같지만 이것도 꽤 노동이 된다. 내 말은 기본은 하는 이들을 전제로 한다. 몸만 오가는 좀비는 제외한다.


이제 마음을 퍼주는 노동은 하지 않으려 한다. 보기 싫으면 안 보면 그만이고 할 말이 없으면 답장을 안 하면 그만이다. 그걸 여태 몰랐다.


생활을 다시 단순하게 하려고 한다. 아픈 과거에서 오는 열정을 원동력으로 삼던 일은 잠시 넣어두겠다. 지금이 익숙해지면 지금이 또 현실이 될 거다.


단순해지니 묻은 꿈이 떠오른다. 실현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어딜 가나 사람의 조직이란 점이 거슬린다. 정치가 없는 곳은 없다. 자그마한 제 밥그릇에 대한 과한 애착들이 강하다. 이상한 엘리트주의가 생긴다. 보기 싫다면 그걸 감당할 만한 조직에 들어가 값어치를 상충해버리면 그만이다.


화내는 것도, 어이없는 것도 관심이고 애정이다. 이제 나는 아무 생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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