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닌 건 아닌 거였다

합리화는 그만합시다

by 팔로 쓰는 앎Arm

# A는 다리를 만지며 "오해하지 말고 들어, 너는 왜 치마만 입니?"라고 물었다.

# A는 다리를 툭툭 치며 격려의 말씀을 했다.

# B는 "남자가 결혼을 하면 마사지가 아주 중요하다"며 "가슴 마사지를 잘해줘야 한다, 자신 있느냐"고 말했다.

# C는 술에 취한 것을 핑계인지 뭔지 "손 한 번 잡아보자" "손잡고 집에 가자"고 말했다. 그리고 실제 그렇게 했다.

# D는 체형을 훑은 뒤 "조상에 남미 분이 있느냐, 남미 체형이다"라며 손으로 곡선을 그려보였다.

# D는 "술은 여자가 따라줘야 한다"며 꼭 내 술만 받았다.

# D는 경험 여부를 묻곤 했다.

# E는 "기자가 되려면 성매매업소에도 마음껏 출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F는 막내 여자들을 먼저 보낸뒤 남자 동기들만 데리고 퇴폐 노래방에 갔다. 남자 동기들은 도망쳐나와 이를 전했다.

# "점심 시간에 왜 사라졌느냐", "애인 오피스텔 구해줬다", "누가 누굴 어떻게 했다"는 말 등이 농담으로 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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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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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는 "최대한 많은 남자와 ㅇㅇ해보겠다"고 말했다.

# G는 "예전에 ㅇㅇ라는 남자와 ㅇㅇ해서 어떠하다"고 자세히 설명했다.

# G는 "여러 ㅇㅇ와 ㅇㅇ해보고 싶다"며 모르는 단어를 쓰곤 했다.

# G는 "ㅇㅇ 씨는 잘 모르느냐. 내가 앞으로 많이 알려주겠다"며 내 당혹스러운 표정은 뒤로 한 채 말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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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았다. 상대의 의견 따위 중요하지 않았다. 웃어주지도, 물어보지도, 그런 얘기를 하지도 않았다. 나는 왜 내가 이런 말을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이게 다가 아니지만 다 적지 않는다. 행동이 이뤄졌거나 너무 아픈 얘기는 꺼내는 게 어렵다. 기억 저편에 지워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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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일 당한 이들이 왜 가만히 있느냐고 묻는 이들은 잔인한 사람들이다. 세상은 착한 사람이 살기엔 너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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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드리지 않은 굴뚝에 연기가 난다. 가지가지하는 일이 일어난다. 진실은 시간이 지나면 드러나기 마련이다. 투쟁이든 기본권이든 뭐든 꿈꾸는 것, 정당한 것, 기본 위에서 시작하는 것이 허락되는 여건에 가야만 한다.


자꾸만 이상한 일이 생기는 건 어설픈 자리에 나를 내가 방치했기 때문이다. 내가 가장 소중했어야 할 시간들에 나를 나 스스로 너무나 함부로 대했다. '지금만 참으면', '이 말만 넘기면' 등의 것이 나를 합리화했던 것이다. 이제 그러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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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쉬자. 멍청하게 있자. 제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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