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에게 먹잇감을 주지 마시오

by 팔로 쓰는 앎Arm

제목부터 어불성설이다. 꼰대는 먹잇감을 찾아낸다. 날카로운 눈초리로 상대의 흠을 기어코 포착하고 만다. 꼬투리 잡을 것들을 만들고 명중한 후에는 스스로 참 잘 맞췄다고 뿌듯해한다. 그 발화의 흐름이 자못 진지하고도 융통성 있어 보인다. 꼰대가 간과하는 것은 자신이 찾아낸 그 행동의 주인이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겉으로는 웃고 있을지언정 속으로는 욕을 해대며 비웃는 그를, 꼰대는 알지 못한다. 혹자는 말할지 모른다. 어쨌든 꼰대가 겉으로든 속으로든 이겼으니 진정한 승자가 아니겠냐고. 그런 승자는 하고 싶지 않다는 게 대다수의 생각일지 모른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그런 승자, 너나 승자 해라.


앞서 말했듯 꼰대는 스스로 먹을거리를 포착해 낸다. 그 분야에 특출나다. 본인이 살아온 삶에 대한 확신이 없을수록 더하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선배들이 어쩌다 지적해 준 것들만을 모아 후배 대하는 법으로 지침 삼는다. 좋은 선배들의 모습만을 기억하는 건 그에겐 불가능한 일이다. 그가 배운 세상에선 모든 사람이 문제가 있다. 예의범절을 세상 사람들이 참 잘도 지키지 않으며 세상에 본인만큼 일하는 노동자는 없다. 아, 슬프다. 꼰대는 자기만한 인재를 도저히 찾을 수가 없다. 그래서 우리는 꼰대에겐 먹잇감을 주어선 안 된다. 꼰대는 만족할 줄을 모른다. 꼰대의 시야에서 최대한 멀어지는 게 우리의 방책인데 꼰대는 또 거기에서 문제를 찾을 테다.


그러면 방법은 이거다. 꼰대가 말하면 그냥 안 듣는 거다. '네네'하고 웃으며 넘기겠다는 생각이 첫 번째다. 여기서 그만 두는 꼰대는 그냥 넘길 법하다. 그러나 꼰대는 으레 '너 내가 하는 말에 대충 말하지 말고', '난 어려운 선배가 되고 싶지 않으니까 솔직하게 아니면 말을 하고' 따위의 추임새를 넣은 후 본인 주장을 지속하곤 한다. 그럼 우리는 이럴 때를 놓치지 말고 아닌 건 아닌 거라 말할 수 있었으면 한다. 세상이 바보가 아니니 웬만큼은 알지 않을까 하는 환상은 접자. '네네' 하면 꼰대는 '얘가 내 과구나' 하는 기대에 더한 속칭 '오바'를 한다. 그러니 우리는 한 귀로 흘려듣다가 화나는 순간이 오면 말해 버리자. 공자 선생은 꼰대가 꼰대질하게 하면 그 피해자(?)도 예의를 지키지 않은 거랬다. 그런 빌미를 주지 말랬다. 꼰대에게서 먹잇감을 빼앗아오자. 꼰대가 왜곡한 것들은 무시하자. 꼰대의 말을 그저 꼰대의 말로 듣는다면 의외로 정신승리는 쉬울지 모른다. 꼰대가 또 저러는 구나. 에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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