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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팔로 쓰는 앎Arm Jun 06. 2018

시간을 버는 법

혹은 잠시 멈추는 법

뭐 근래 들어서 시간이 더 미친듯이 가고 있고, 올해 절반을 달렸다고 깜짝 놀랐지만 말이다. 그건 이미 전부터 알고 있었다. 시간이 빨리 간다는 것. 시간은 언제나 누구에게나 똑같이 흐르기 때문에 멈추는 법은 간단했다. 뭔가를 시작하면 됐다. 그러니까, 현 상황 유지를 본인이 어느 정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감히(!) 먹는다면 다음은 쉬웠던 거다. 뭐, 뒷감당하느라 바쁜 내일의 내가 있지만 오늘의 나는 그렇게 채찍질하는 데 별 어려움 없는 사람이었다.


지금도 그렇다. 뭔가를 시작하고 어쩌다 한 번이지만 자투리 시간에 내 사람을 만나고. 그것만으로 그 하루 혹은 한 주, 한 달은 저번 달과는 달라진다. 아무 것도 안 했는데 시간이 훅 갔어! 보다는 그래도 다른 기록이 생겨 기기억은 위안을 받는다. 합리화라는 곳으로 도망칠 수 없게 내 자신의 발전에도 신경써야 한다. 내면과 외면을 가꾸고, 성찰하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물론 시간은 달리지만 그 안의 나는 중심을 잃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보다 어릴 때, 무슨 대학생 대상 인터뷰에 응한 적이 있다.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사진을 찍고,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그러면서 무슨 얘기를 했더라. 가장 바쁘게 사는 사람이 제일 시간이 많다고. 그런 말을 했다. 실제 그렇게 생각했고, 그건 내 중심이었다. 그래서일까. 조금 적응된 모양인지 이제 또 놓치고 있는 게 없을까 괜한 불안감이 순간순간 찾아온다. 내심 무서운 거다. 그런 게 있을까봐. 또, 분명 있을 테고 말이다.


그래서 뭐든 시작을 자꾸 한다.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성격이라 시작이 무섭지 다음은 쉽다. 그냥 하면 되는 거니까 말이다. 그러기 위해선 건강이 최고의 보물이다. 건강이 뒷받침돼야 뭐든 하지 않는가. 그냥 해! 하고 견뎌내던 일이 나이 들면서 나중엔 더 힘들 수도 있겠다 따위의 두려움이 들었다. 또 있다. 한 살이라도 젊은 게 엄청난 특권이라는 걸, 이제 더 잘 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무한한 가능성, 그냥 해, 뭐 어떻게 해 따위의 것. 다 젊음이라는 뒷배가 뒤에 있기에 가능한 일인 걸 알기에. 고등학교 때 적은 말처럼, 나는 내일의 나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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