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나 존재하던 '마녀사냥'

by 팔로 쓰는 앎Arm

사회생활 하다보면 별 일이 다 있다. 예쁘고 작은 여자에겐 더 그렇다. 같은 말도 예쁜 여자가 하면 날카롭게 듣거나 '감히 네가' 하고 예민하게 반응하는 아재들도 아지매들도 있다. 또래도 마찬가지다. 남녀의 문제가 아니라 반대로 외모가 튀는 남자도 마찬가지일 테다. 남사친 중 몇몇은 나만큼이나 지하철 타는 걸 싫어하고 사람들을 만날 때는 꼭 안경으로 얼굴을 가린다. 몇 년 전에는 서로 왜 그렇게까지 하느냐고 했는데 이제 서로들 안다. 원활하게 묻혀서 하는 사회생활, 평범함이 강점인 세상에서는 그래야 편하다. 그렇지 않을 때는 별 소문이 따라붙고 별 착각들의 대상이 된다. 남자든 여자든 똑같다.


예쁘장한 애가 일을 잘하면 '독하다', '무섭다', '성형했다', '다른 걸로 쉽게 해낸다' 등 별소리가 오간다. 예쁘장한 애가 양보하면 '쟤는 예뻐서 얼굴값한다'가 되고 '오빠들이 받아주니 그렇다'는 이상한 가설이 성립되며 '공주처럼 살아왔겠지'가 되는 결말이 된다. 어떻게 해도 욕먹는 거니 안 튀려고 노력하다가 그냥 그 자리에 나타나지 않게 된다. 술 잘 마시고 일욕심 있는 예쁜 애는 어떤 식으로든 상처를 받는다. 가장 강한 사람들이다. 인간들의 천태만상 열등감부터 별 흠잡기까지 견뎌내고도 그 자리에 앉아서 일을 해나가는 예쁜남자든 예쁜여자든 다 그렇다.


방탄소년단이든 박보검이든 다 그렇다. 그 자리에서 유지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아이린도 그렇다. 어쨌든 간판 걸그룹의 간판에 연장자에 리더까지 하려면 그 자리에서 가만히 있는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다. 연습은 물론이고 관리에 일터에선 착한 체까지 하면서 본인의 요구 사항까지 관철해야 한다. 물론 서툴다고 무섭게 말할 필요는 없다. 천성이나 센스로 착하게 대할 수도 있지만 때에 따라 정말 업계엔 이상한 텃세 혹은 평가하겠다는 자세로 똘똘 뭉친 또라이들도 있다. 이들은 실수를 하고도 태연하고 뻔뻔하다. 을질에도 익숙하다. 누구 편을 들겠다는 게 아니라 보고 들은 게 아닌 상황들에 대해서 절대악처럼 누군가를 몰아가는 행위는 옳지 않다는 거다.


우리는 이미 설리와 구하라를 보냈다. 익숙한 문장이겠지만 다른 사람을 단죄하겠다는 그 자세에 경종을 울리려면 사회학적으로 이미 상당한 상징을 지녀 버린 두 아이돌을 언급 안 할 수 없다. 아무에게나 달려가 돌을 던지는 행위들은 나쁜 일을 하는 사람을 보는 것만큼 무섭다. 각자의 삶의 무게는 다르다. 생김새도 말투도 성격도 모두 다른 우리들은 각자 다른 치열한 시간들을 보내 오늘에 이르렀다. 그런 상황을 서로 세세하게 알지도 못하며 누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처세로 지나왔는지 알 수 없다. 인간에겐 다양한 면이 있고 여기에선 A가 다른 데서 B의 역할을 하고 여기에서 D가 다른 데서 E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사람에겐 여러 가지 역할과 면모가 존재하며 그걸 성숙하게 해내니 어른이고 사회인인 거다.


알 수 없는 인간의 속내와 그들 사이의 갈등 등에 대해 돌을 던질 자격이 제3자에게 있는가. 제3자는 위로나 독려는 누군가에게 보낼 수 있어도 그조차도 조심스러워야 한다. 누군가를 함부로 판단할 자격이 누구에게 있는가. 함부로 놀려대는 입과 키보드가 향하는 곳은 어디인가. 우리는 항상 이 세상이 IT 기업 등 덕에 편해졌지만 실상 존재하는 세상은 따로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일견 실망스러워 보이거나 아닌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아도, 그래도 세상에는 살과 피와 뼈로 이루어진 존재들이 각자의 판단과 가치관에 따라 최선의 선택을 하고 있을 거라는 걸 기억해야 한다. 개인적인 분노를 관련없는 이에게 풀면서 스스로에게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만큼 추한 모습이 있을까. 그 옛날 마녀사냥은 그가 가진 부, 그가 가진 아름다움 등을 빼앗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돼 민중의 화를 푸는 창구가 되곤 했다. 부유하고 어린 여자들은 억울하게 죽어야 했다. 피와 뼈와 살이 있는 사람을 입맛 따라 재단하고 스스로 판별할 권리가 있는 것처럼 구는 행위는 얼마나 오만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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