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 물이 많은 회사는 떠나는 게 좋다. 철밥통 회사도 그렇다. 당신이 도전을 좋아하며 구태에 갇혀 영혼을 팔아야 하는 상황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마땅히 그렇다. 배울 게 없는 회사도 문제지만 영혼을 팔라는 회사는 더 큰 문제다. 그런 회사엔 가짜 영혼으로 자신을 채우고 속이며 다른 이도 마땅히 속길 바라는 이들이 가득하다. 부조리에 눈감지 못하겠다면, 나아가 그 가짜 영혼들이 당신에게도 영혼을 팔라고 말한다면, 속히 나오는 것이 좋다. 세상은 그리 팍팍하지 않으며 갈 데는 많다. 정말이다. 일은 하게 돼 있다.
마땅히 영혼을 팔고 괴물이 된 후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에 있던 것처럼 버티는 이들이 있다. 버티는 것은 값지고 아름다운 일이나 그 시간을 팔아 남에게 상처줄 괴물로 자란다면 그건 제대로 버틴 게 아니다. 그저 능력이 없고 용기가 부족해 그 자리에서 자신을 합리화하며 괴물이 됐을 뿐이다. 그러니 그런 자들이 벌써부터 보인다면 그 곳은 나와도 좋다. 자신의 상황은 자신이 제일 잘 안다. 내 인생을 운용하는 것은 나이며 언제까지나 운전대를 잡고 버텨야 할 것도 나다. 내 앞의 상황을 자신만큼 잘 아는 이는 없다. 그러니 아니라는 느낌이 들면 그저 빨리 나오는 게 좋다.
오만은 버리는 게 좋다. 위에 쓴 말과 자가당착이라고 여길지 모르지만 다른 말이다. 가짜 영혼을 쓴 이들은 '라떼는 말이야'로 대변되는 귀여운, 무용담 자랑하는 이들과는 다르다. '왜 너의 영혼은 가짜가 아닌가', '왜 너의 영혼은 썩지 아니하였는가'로 공격을 해오며 자신의 오류에 빠져서는 함부로 남을 판단하며 그를 입밖에 즉시 내는 일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 한 치 앞이 어두워 자신의 어리석음은 보지 못하며 남을 재단하는데 재미만 들려 속칭 편가르기, 협잡질, 정치질, 거짓말, 질투, 열등감에 사로잡혀 빛나는 존재들을 끌어내리려고만 하니 그런 이들이 많으며 심지어 힘까지 가졌다면 그 곳은 나오는 게 좋다.
반짝이는 영혼들은 조직을 빨리 나간다. 그러나 그런 영혼들이 모인 조직도 분명히 있다. 그러니 항해를 두려워 않고 내 영혼이 썩는 것이 두려운 자라면 마땅히 첫 부패의 냄새를 맡았을 때 되돌릴 용기도 있어야 한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저 상황 탓을 하며 편하게 굴복하고는 퍼질러 앉아 괴물이 돼 다른 영혼을 공격하려드는 존재가 되는 것은, 제대로 버틴 게 아니다. 그저 괴물이 되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