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팔로 쓰는 앎Arm Sep 16. 2024

토끼는 원래 깡총 뜁니다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 수줍어서 말도 못하고.


가수 이승철의 노래를 소녀시대가 리메이크해 불렀다. 사탕 들고 키싱유를 부르던 소녀들은 한국의 비욘세(?)라고 불리는 태연을 필두로 고참이 됐다. 그들이 그 때와 지금이 크게 다를까? 뭐 다른 것도 있겠지만 알 거 다 알았을 거라는 건(사회생활의 의미로.)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다. 물론 지금이 더 여유가 있고 어쩌구 하겠지만 그 연령대와 상대적 기준서 자신의 업계 기준 성숙도는 다르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야기다. 특히 지금도 정상급으로 활동하는 분의 경우라면 더욱. (생각보다 세상 모르는 예술인이 많아서 덧붙이는 사족) 애니웨이, 왜 주절거리냐면, 어떤 사람들의 경우 어릴 때 더 총명하거나 어릴 때 더 많이 알거나(정의와 세상의 기준 사이서 가치관이 올바르게 정립돼 변질을 겪지 않아서) 하는 이들이 있다. 


한 매체서 뉴진스와 직접 연관된 건 아니지만 그들이 등장하는 기사를 쓴 후 (뉴진스는 연예뿐 아니라 경제나 산업쪽으로도 해석될 여지가 많습니다) 데스크에게 협박을 받은 적이 있다. 데스크도 다른 이에게서 협박을 받아 전달한 게 뻔하지만, 그건 내가 직접 보거나 들은 게 아니니 확언할 수 없고, 암튼 내가 겪은 것만 이야기하자면, 예쁨받던 내가 ㅋ 말같잖은 이야기를 들은 것 중 하나인데, "뉴진스 같은 거 쓰지 말라"는 메시지를 앞뒤없이 대뜸 받고 아주 웃겼던 경험이 있다. 회사 사정을 자세히 말할 순 없지만, 뭐 다른 맥락이 있지 않다. 그냥 뉴진스를 언급하지 말라는 거였는데, 걍 "네"하고 말았다. (내가 그 쪽 파는 기자가 아니니 어차피 쓸 일이 없기도 했다. 그리고 후에 산업과 얽혀 안 쓸 수 없어 또 썼다.ㅋ) 애니웨이, 그게 뉴진스가 막 데뷔했을 때다.


워낙 회사가 시끄러울 때라 큰 일이 많아 그냥 기억 저 편에 넣어두고 있었는데 요즘 들어 그냥 그 생각이 났다. 몇 달 전엔 '그 회사'로부터 스카웃 제의를 받았다. 지난해였나. 그 회사는 참 스카웃 제의를 자주 하네 싶었다. 그만큼 사람이 빨리 나간다는 걸까? 그 회사에 다니는 후배는 갈려나간다고 어쩌구 했다. 내가 겪거나 본 일이 아니니 뭐 알 순 없고, 그냥 이런 일들이 있었다. 애니웨이, 목소리 내는 강단있는 똑똑이들은 늘 힘든 길을 걷는다. 재능있고 빛나는 것들을 망가뜨리려는 세력은 늘 있다. 지겨운 인간들이다. 세상 일이란 게 간단하지가 않아서, 별의별 이권 다툼이 있고 이런저런 말같잖은 웃긴 어른들이 있는데, 자기들끼리는 그게 참 심각하다. 세상은 생각보다 유치뽕짝으로 돌아간다. 


자기 할 일 제대로 하면서 고퀄리티로 커리어 유지하겠다는 이들에게 손가락질하고 끌어내리려는 건 못된 심보다. 당사자도 아닌 제3자들이 "어린 것들이 뭘 안다고" 논리로 깎아내리고 있다. 언젠가 모 선배가 어떤 대표를 욕하는 누군가들에게 "그러는 당신은 뭘하고 있는지?"라고 술자리서 말한 적이 있다. 그게 꽤나 웃겼다. 누군가들이 갑자기 "아니 뭐..." 하면서 말끝을 흐렸는데, 너무나 클리셰같지만 현실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장면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나는 깡과 총(명 혹은 총기_그 총기말고!_라고 하자)이 있는 토끼들을 좋아한다. 아무 것도 안 하고 징징대는 어린이는 딱 질색이고, 깡총거리는 토끼들에게 "어린 것들"하면서 누르려는 논리없는 늙은이는 더 사절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가을의 문턱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