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ortured Poets Department

by 팔로 쓰는 앎Arm

파편이 흩뿌려진 곳에 홀로 내버려진 기분이 들었다. 아주 엉망으로 흩뿌려진 곳에 넝마짝이 돼 내버려져 점점 더 회색빛이 되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기분이란 뭘까. 지나치게 주관적이고 표현하기 힘든 것. 그래서 말을 않는다. 말을 하는 건 문제를 일으킨다. 하지만 당당하게 자기 할 말 하면서 사는 사람도 있다. 본인은 아니라 할지 모르지만, 그냥 태생이 그런 게 자연스러운 사람들도 있더라. 그냥 이젠 점점 더 많은 게 힘이 든다는 생각이 들었다. 푸른 꿈을 꾸며 하늘로 날아오르려 하면 어마무시한 물귀신 같은 것들이 아니, 디멘터 같은 것들이(!) 주위를 감도는 기분이 들었다. 파편이다. 파편일뿐이라고 자꾸 되새긴다. 파편이 아닌 걸 알면서도 스스로에게 그렇다고 말한다. 그래야 넘어갈 수 있다. 그렇게 살아왔다.


내 손으로 버리고 부순 것들의 파편 위에 서서 나는 황망해하고 있다. 순간의 감정일 뿐이지만, 그런 기분이 들 때면 모든 걸 또 내버리고 싶어지므로 일기장에 도닥인다. 스쳐지나가는 것들에 속지 말자. 뭐든 시간이 지나면 해결된다. 그 단순한 두 문장을 곱씹는다. 내가 가장 잘하는 것 아니던가. 예전의 나에게 자꾸 묻고 또 묻는다. 답은 금방 나온다. 그럼에도 이토로 혼란스러운 건 작은 돌부리들 때문이다. 돌부리를 만나면 돌부리구나! 하고 넘겨버리자. 돌부리를 들어 내 가슴을 내리칠 필요는 없으니 말이다. 넝마짝이 된지 너무 오래니, 그걸 새롭게 인지하지 말자고 되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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