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gels roll their eyes"

by 팔로 쓰는 앎Arm

후회한 적 없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없다. 수십번 생각했다. 모욕을 당하는 순간마다 생각했다. 모멸감에 치를 떠는 밤마다 생각했다. 그 날의 선택을 돌릴 수 있을까. 돌릴 방법은 현재에 충실하는 것뿐이었다. 늘 그렇듯이 정답은 오늘에 있다. 과거에 있지 않다. 미래에도 있지 않다. 오늘에 있다. 미래만 보고 달리는 게 정답이라는 건 오늘을 충실히 지켜낸다는 전제를 당연시한 것이다.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늘 나를 더 강하게 했지만 이토록 모멸감을 견디는 일은 예상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삶이란 건 부끄러움을 이겨내는 일이다. 그러니까, 살다보면 별의별 일이 생기는데, 별 게 아닌 것인데도 순간적으로 인간이므로 드는 마음이 있지 않은가. 난 꽤 대범하다는 걸 이제서야 알게 됐다. 사회 때타면서 더 나빠지는 것만 같다. 기준치가 낮아진 것이다.


그래서 과거의 나에게 묻는다. 그럼 아무 일도 아니게 된다. 객관적인 판단은 그 아이가 해주는데, 정말 다 아무 일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걸 알고 있으면서도 순간적으로 cruel한 순간들이 오면 치미는 감정이 있긴 하다. ㅇㅇ는 누가 자기에게 인사만 해도 인터넷 들어가서 SNS를 비공개로 돌리고, ㅁㅁ는 비활성화해버린다. ○○는 이직 후 텃세라는 (본인 기준) 모욕적인 일을 당할까봐 모욕을 당하는 회사에서 나오지 못하고 참고 있다. 다 별 거 아닌 인간군상들이다. 그러니 상대적으로 나는 어쩌면 굉장히 강하다고도 볼 수 있을 테다. 그래서 묻는 걸 테다. 강하다고 말하는 걸 테다.


쉬운 건 없었다. 별의별 루머에 시달리고 텃세에 코웃음 치게 되고, 이간질에 발제 뺏어가기에 별의별 일을 다 겪어도 웃었다. 과거에 겪은 ㅇㅇㅇ보다 더한 건 아무 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걸 아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강해보이는 걸지도 모른다. 그런 일에 비하면 저런 건 작은 돌부리인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안 아픈 건 아니다. 무슨 말이냐면, 시간을 돌릴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진지하게 고찰한 밤들이 있었다는 얘기다. 그건 불가능하다는 걸 자꾸 곱씹고 내게 일러줘야 할 정도로 절망스러운 밤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엄청난 모멸감에 치를 떠는 날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

아픈 목을 부여잡고 나는 생각한다.

"Devils roll the dice, angels roll their eyes

What does not kill me makes me want you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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