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줄 수 있는 6월
"그럴 수도 있지, 괜찮아." 나 스스로에게도 애들에게도 남에게도 인색했던 말이다. 6월을 돌아보니 나에게 이 말을 자주 했다. 괜찮다. 괜찮지 않을 이유가 없다. 지금도 괜찮다. 지금 너의 상황 있는 그대로 괜찮다. 너무 의미 두지 않아도 아이들은 잘 클 것이고 하루를 너무 애쓰지 않아도 좋은 쪽으로 흐를 것이다. 테니스 칠 때 힘을 빼고 가볍게 치린 말이 이해가 안 됐는데 조금 알 것 같다. 힘 빼는 법 자체를 이해하지 못했다. 온몸에 잔뜩 힘이 들어가 있어서 금세 엘보에 무리가 오고 다쳤다. 마사지를 가면 늘 듣는 말이 있었다. '힘 빼세요. 긴장 푸세요.' 긴장이 고착화되어서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뻣뻣한 건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그러했다. 유연한 몸과 마음을 갖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것인가. 아니면 너무 쉬운데 못하는 것일까. 그냥 뱉어버리면 될 것을.
지난 몇 달간 나를 힘들게 했던 아들의 심리 상태는 상담으로 상당한 진척을 가졌다. '말하기 생각하기 귀찮다.'며 여전히 숨고 있지만 아들이 편하게 여기는 공간과 긴장하는 공간을 알게 되었고 무엇보다 아들이 긴장하게 하는 원인을 찾았다. 추적하면서 적합한 상담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찾고 있다. 상담사 선생님과 잘 협력해서 지금의 시간들을 잘 지나면 그래도 아들의 마음이 단단해질 수 있지 않을까. 그렇지 못한다 하더라도 이 시간을 지나면서 아들에게 깨달음이 있겠지. 양가감정이 일지만 양가적 공감으로 멘탈을 잡고 있다. 너무 애쓰지 않고 자책하지 않고 시간이 그렇게 흘렀다. 달이 바뀌는 건 참 좋은 일이다. 구획을 나누어 멈추고 다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 달이 되면서 새 문을 여는 느낌이랄까.
6월로 2025년 전반부가 지났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시간이 빠르다고 느끼는 것은 핑계라고 생각했는데... 빠르다. 정말 빠르고 지나니 기억이 안 난다. 쓸 것이 없고 별 것이 없다는 사실에 슬퍼지다가도 한편으론 인생이 벌 것 없다는 건 감사과 위로란 생각에 에너지를 얻는다. 지금의 시간들 모두 안고 나아갈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나와 가족의 안녕과 나를 알고 있는 모든 이들의 안녕한 하루를 바라고 그들의 오늘이 행복하길 바란다.
*6월의 책
6월의 소설을 많이 읽었는데 몰입해서 즐겁게 읽었다. 오랜만에 독서로 여가를 느껴보는 시간이었다고나 할까. <급류>, <스토너>, <제인에어> 나열해 보니 다 성장 소설이네. 인생의 이야기만큼 재미있고 숙연해지는 것은 없는 것 같다. 다른 이들의 삶을 보면서 내 삶을 돌아보면서 응원과 도전을 받는다.
<미음지구력>
성장메이트 모임에서 읽고 있는 책인데 큰 도움이 되었다. 휘발유 같은 도파민과 완충해 주는 세로토닌의 관계, 공감의 능력, 인생의 사건-생각-감정-행동의 관계와 마음의 상처에서 방어력을 키우는 방법 등 지금 나의 사건에 생각과 감정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끊임없는 셀프 비난과 셀프 항변에 자신을 혼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6월의 문장
"혼자 있을 때도 자기 자신에게 "그랬구나"를 많이 해 주자. 자신의 방어력도 높이고, 타인에게 공감도 줄 수 있는 연습이 될 것이다. <마음 지구력 중에서>
지나간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있을지 모를 미래에 목매지도 않으면서 진정으로 살고 싶어졌다.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거센 물살을 헤엄치듯이. <급류 중에서>
"설사 이 세상 사람들이 널 미워해도, 너를 나쁜 아이라고 생각해도, 네 야심이 너 자신을 정당하다고 인정하고 죄에서 풀어준다면 너에게 친구가 없을 리 없어." <제인에어 중에서>
*6월의 공연, 전시, 영화, 드라마, 행사 :
남편 교육받는 일정으로 통영에 1박 2일 체험 학습을 다녀왔다. 꼭 가야 하나라는 마음으로 따라나섰는데 통영 역사와 이순신 장군에 대해서 배우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휴식의 여행도 좋지만 배움의 여행도 참 의미 있었다. 평생 알려고 하고 궁금해하고 찾아가서 보고... 적극적으로 삶에 충만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6월의 포토
상단 이미지 (한산도에서 배 기다리면서 본 수국)
*6월의 소비
슬리퍼를 신기 위해 여름에만 하는 페디큐어. 운동화에만 갇혀있는 발가락이 빛을 보는 시기이기도 하다. 예쁘게 하니 오히려 보여주고 싶고 기분도 좋아졌다.
6월의 음식
입맛도 변하나 봐. 냄새 때문에 좋아하지 않은 청국장이 맛있었다. 십여 가지 반찬에 반하고 보글보글 나온 청국장을 추운 에어컨 밑에서 먹는 맛이란... 꽤 인상적이었다. 싫어했던 맛, 모르는 맛에 다가가 보자. 세상은 넓고 맛있는 것은 많다.
출처: 김신지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인용: 여름 작가님 브런치
1. 25년 나의 목표는? 재미있게 균형 잡힌 일상
2. 6월의 확언: 나는 내 경험과 지혜로 강해지고 있다
3. 지난 한 달간 내가 잘한 것은 무엇인가요? 릴랙스, 1일 1 용기 목표를 두고 애쓰지 않은 것, 밀리의 서재 결제해서 책을 많이 읽은 것
4. 지난 한 달간 아쉬운 부분은 무엇인가? 글을 쓰지 못한 것. 성장일지 아니면 도통 쓰지 않는 브런치.
5. 6월에 배우고 성장한 것은 무엇인가요? 구체적으로 나를 다독이고 생각하는 습관이 나를 살린다.
6. 내게 기쁨과 만족을 주었던 건 무엇인가요? 카페에서 책 읽고 바람을 느끼면서 걷는 소확행, 아샷추는 끊었다. 이제 아메리카노의 진한 맛이 좋아진다.
7. 다가올 한 달은 어떻게 살아보고 싶으신가요? 긍정적인 생각과 공감의 능력을 연습하면서 살고 싶다.
출처: 웰니스 코칭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