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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몽에이드 Jan 29. 2024

2024 호주오픈 위너는 22살의 야닉 시너

'과정과 노력은 항상 보상받을 것이다' 우승 인터뷰 中

테니스는 4개의 큰 (규모와 상금 면에서) 경기가 있는데 그 시작이 1월의 호주 오픈이다. 5월의 롤랑가로스(프랑스), 7월 초에 윔블던(영국), 8~9월의 US 오픈 차례로 이어지는데 어제 1월 28일 파이널 매치로 호주 오픈이 막을 내렸다. 테니스를 하면서 테니스에 매력에 빠져서 지금은 중계를 챙겨보는 지경에 이르렀다. 시작은 조코비치, 나달, 페더러 3 대장이었지만 그들도 세월이 가장 큰 적임을 피할 수 없다. 넘사벽과 같은 조코비치에게 도전하는 젊은 친구들 보는 맛이 쏠쏠하다. 이번 호주 오픈의 주인공은 야닉 시너.



세미 파이널에서 엄청난 기량으로 조코비치를 꺾더니 2024 호주 오픈의 위너가 되었다.





세미 파이널 후 조코비치는 인터뷰에서 완전한 자기 패배를 인정했다. 2:0으로 지고 있을 때에도 조코비치가 설마 질까 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 시너와의 경기에서는 무력했다. 세트 스코어 6:1, 6:2 시너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하지 못했다. 조코비치하면 안정된 리턴인데 야닉의 서브를 전혀 받아내지 못했다. 3세트는 타이브레이크 가면서 조코비치의 분위기를 가져왔지만 4세트를 내줘야 했다. 젊은 조코비치 플레이를 본 듯한 시너는 그렇게 차분하고 훌륭하게 승리를 가져갔다.



이 경기가 얼마나 엄청난 경기인지 조코비치는 2018년 호주 오픈에서 정현에게 4라운드에서 패한 후 첫 패배라고 한다. 그러니깐 시너가 조코비치의 34연승을 저지하고 2195일 만에 패배를 안겼다는 것이다.






파이널에서 만난 다닐 메드베데프. 나에게는 21년 US OPEN 때 조코비치의 캘린더 그랜드 슬램을 저지한 피도 눈물도 없는 플레이어로 기억 남았는데 오랜만에 결승에서 보게 되었다. 다닐상대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며 끝까지 방어는 전략형 플레이어이다. 두 세트를 내어준 시너의 각성은 3세트에 서브가 살아나면서 시작되었다. 3세트 가져오면서 4세트 접전, 결국 다닐을 흔든 건 긴 랠리였다. 4세트에서는 39번의 랠리 끝에 시너가 점수를 올렸다. 경기를 원점으로 만들더니 5세트를 가져갔다.                          


그야말로 역전승이다. 2:0에서 2:2로 되니 관중석은 미쳐버렸다. 흥분의 도가니탕, 주체 못 하는 아드레날린. 3시간 44분의 대 접전. 테니스를 늦게 입문한 1인으로서 낯설지만 재미있는 광경이 아닐 수 없다. 어릴 적 야구, 농구장 꽤나 다녔는데 이런 건 또 처음이다. 살면서 꼭 테니스 메이저 대회 직관하러 가야지. 너무 재미있다.




다시 야닉 시너. 처음에 봤을 때는 이름이 왜 시너일까 했는데 역시나 독일어에서 온 이름이었다. 야니크 시네르. 이탈리아인이지만 북부 독일어를 쓰는 환경에서 자랐다고 한다. 독일어, 이탈리아어, 영어 가능하다. 이번 수상 소감에서 언급했는데 어릴 적 부모님이 자신의 선택에 어떤 압력도 없었다고 한다. 다른 선수들보다는 늦은 나이인 12살에 시너는 테니스에 입문했다. 어릴 때 스키와 축구를 했는데 테니스로 결정하기까지 부모님은 자기를 믿고 지지해 주었다고 감사했다. 정말이지 이렇게 표정 변화 없는 위너 처음 봤다. 조코비치를 깬 멘털이라고 하는데 뭐랄까 조용한 매력이 넘치는 사람 같다. 별명은 당근. 머리색이 오렌지라서, 19년 시즌에 경기도중 당근을 먹어서라고 한다. 여우 같이 교묘하고 영리한 플레이를 한다고 해서 또 닮기도 해서 여우라는 별명도 있다. 별명이 하나같이 다 귀엽다. 테니스는 스폰서 보는 맛도 있다. 시너의 스폰서는 나이키, 헤드, 구찌, 롤렉스 (저 시계가 롤렉스구나)이다.




테니스가 다른 스포츠와 다른 재미가 바로 시상식이다. 치열하게 전쟁과 같은 플레이를 하고 트로피를 받으면서 상대 플레이어에게 감사하는 그 장면이 참 인상 깊다. 시너는 호주 오픈에서 몇 번의 준우승을 한 다닐에게 다닐은 훌륭한 선수이고 앞으로 그랜드 슬램 트로피를 더 많이 들어 올릴 것이라고 얘기했다. 본인이 그랜드 슬램을 위해 준비된 사람인가라는 질문에 "더 많은 결과를 얻으려고 나와 팀은 노력했다. 이기기 힘든 노박과 다닐을 이겼다. 그것이 나와 우리 팀에 좋은 순간이지만, 더 큰 트로피를 차지할 기회를 얻으려면 더 발전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 이것이 전부다. 과정과 노력은 항상 보상받을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14살에 집(부모를)을 떠나 스스로 요리, 빨래하며 성장했는데 본인이 힘든 보다 부모님이 이렇게 아들을 보내는 것이 쉽지 않았을 거라고 말하는데... 인성이 이렇게 예쁠 일인가.



겸손한 수상소감이지만 야닉시너의 우승은 호주 오픈 2005년 이래 나달, 조코비치, 페더러 우리가 흔히 말하는 빅 3이 아닌 첫 우승이라고 하니 실로 엄청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말이 2005년이지 근 20년 가까이 언제나 우승은 이들이었다. 시너의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건강하게 훈련하고 멋진 모습으로 볼 수 있기를. 다치지 않고 오래 테니스 하길.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고 아이돌 퍼포먼스에 못지않은 환상적인 플레이를 볼 수 있는 테니스 코트. 꽤 오랜 시간 나의 덕질이 머무를거 같다.





이미지 출처:  AO, tvn sports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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