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다음 주가 개학이야. 도대체 실감 나지 않아. 시간이 너무 빨라."
"너의 시간도 그렇게 빠르니? 내 시간도 빠른데."
예상했던 대로 2월도 후딱 지나고 오늘은 2월 29일. 잠시 한 달 동안의 나를 생각해 본다. '어떻게 보냈나... 뭐 하고 살았나...' 설을 제외하고는 집에서 가족 모두 평범하고 일상의 방학을 보냈다. 중학교에 입학하는 딸은 더 공부했고 초등학교 5학년에 올라가는 아들은 더 놀았다. 불과 지난여름 방학만 해도 '애들과 무엇을 해야 하나, 어딜 가야 하나'를 생각했는데 굳이 이벤트를 만들지 않아도 애들은 별말 없이 잘 지냈다. 육아의 다른 국면으로 진입한 느낌이 들었다. '아, 이제 애들이 각자의 세계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인가.' 덕분에 나는 여유를 핑계한 낯선 자유시간이 생겼다.
남편은 철학을 좋아하고 사유에 대해서 깊이 이야기하는 것(거의 논쟁)을 좋아한다. 남편이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를 보는 나를 보고 묻는다. "쇼펜하우어가 뭐래?" 한마디 하면 열 마디가 오기 때문에 말하지 않으려다 이야기를 꺼냈다. "쇼펜하우어가 말했지. 인생은 고단하다고.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어. 결핍으로 갈망하고 과잉으로 권태롭지. 기쁨을 만드는 것보다 고통을 줄이는 게 행복이라고. 자기는 더 말하지 마. 여기까지." 2월은 그렇게 쇼펜하우어의 이야기에 귀를 열어두고 지냈다. 꽤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현재의 나에 집중할 수 있었고 지금은 쾌락과 고통이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었다.
"아니, 100일 동안 어떻게 하니, 오늘만 할 거야."
1월에 인생 처음 본 몸무게에 2월부터 운동을 다짐했다. 밥과 빵을 제한하고 고기, 채소위주의 식단을 시작. 설날 최대 고비를 잘 방어하고 매일 유산소 운동을 10분씩 시작하여 20분, 1시간까지. "한 주에 1킬로그램씩 감량하려면 이것으로 부족한데..." 3주 차부터는 유산소를 공복에 시도했다. 눈 뜨자마자 정말 아무 생각이 없이 몸을 움직였다.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고로 뛴다.' 여러 운동 채널로 하다가 빅씨스의 100일 프로그램으로 정착 오늘로 13일 차이다. 으흐흐. 개학하면 상황이 좀 달라질 것 같긴 한데 여러 모로 운동을 유지할 방법을 찾으려 한다. 조금씩 뛰는 내가 익숙해지면 근력을 특히 하체를 신경 쓰고 싶다. 어제도 배드민턴 치다 다리가 풀려서 서.러.웠.다.
"응, 좋아."
<2024 성장메이트 2월 Feedback Q를 가지고 쓴 글입니다.>
1. 24년 나의 목표는? 다정한 선택, 즐거운 실행
2. 2월은 낯선 자유와 땀
3. 지난 한 달간 내가 잘한 것은 무엇인가요?
-꾸준히 운동한 것
-새벽기상과 아침 루틴(감사일기-QT-독서)이 편해진 것
4. 지난 한 달간 아쉬운 부분은 무엇인가요?
-글을 완성하지 못한 것
-아들과 힘 겨루다 지친 것
5. 2월에 배우고 성장한 것은 무엇인가요?
-낯선 것들도 만나보면 별거 아니다.
-생각하는 글과 그림 만나기
6. 내게 기쁨과 만족을 주었던 건 무엇인가요?
-공복 운동하고 몸무게 잴 때
-남편과 딸과 대화할 때
7. 다가올 한 달은 어떻게 살아보고 싶으신가요?
-조금 더 활기차게 적극적으로 글과 그림(사진)에 생각을 담고 싶다
-새 학기 아이들과 대화 많이 하면서 농담 따먹기
[2~5 질문의 출처: 밸류비스 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