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솔직하지 못한 내가 지금 이 순간이 꿈이라면
눈을 떠보니 갓난아기의 칭얼대는 소리가 들렸다. 침대 위에 누워있다는 것을 알아챈 나는 몸을 일으켜 거실로 나왔다. 거실 바닥에는 비누 거품이 떠있는 욕조 하나와 맑은 물이 들어있는 또 하나의 욕조가 있었고, 아내는 아기를 수건 위에 올려두고 기저귀를 채우는 중이었다.
“아이고 잘했다.”
아가는 미처 다 채워지지 못한 기저귀 안에 뿌직, 뿌지직 거리는 중이었다. 삼일 만에 보는 아기 똥이 이리 반가울 수가 없었다. 그러나 혼자 이것저것 하느라 정신없었을 아내가 안쓰러워 말했다.
“여보, 나하고 같이 하지 혼자 하고 있었어? 나 깨우지 그랬어… 고생했네…”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 또 고마움을 최대한 억양에 실어서 표현했다. 그런데.
“했… 는데, 같이하자고 했는데 계속 자더라고…”
아, 그랬구나… 내가 그냥 잤구나… 그러고 보니 희미하게… 애 목욕시키자는 말을 들었던 것 같기도 했다… 미안하다 정말… 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