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2 - 07.12

정형외과 파견

by 그라스데오

7월부터 기숙사 방에 들어오게 되어, 오랜만에 다시 나만의 쉴 공간이 생겼다. 병원의 소음 없이, 새벽에 분주함도 없이. 하지만 정작 며칠간은 잠이 오지 않아서 멍하니 천장만 보는 시간이 많았다. 무수한 당직 때문에 온 불면증이었는지, 혹 새로운 곳에서 잠을 자는 것에 적응 기간이 필요했던 건지.


잠이라는 게 정말 큰 축복인 것 같다. 수많은 생각들이 잠잠해지고, 지친 몸이 회복되는 시간. 여러 필요에 의해 인공적으로 이런 수면 상태를 유발하는 약들이 그래서 더 적극적으로 개발된 게 아닌가 싶다. 특히 그렇게 힘든 수술을 앞둔 환자들이 하나둘씩 깊은 잠에 빠져 미동도 없이 가만히 누워있는 모습을 보니, 엄청난 발전과 축복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아마 그런 매력 때문에 마취과를 하는 분들도 있지 않았을까.


그렇게 누워있는 환자들을 보면, 그리도 힘든 인생인데, 잠시나마 평안할 수 있는 순간이 아닐까, 그래서 다들 영원한 안식을 갈급하는 것이 아닌가. 나 포함 많은 사람들이 인생 가운데 쉼이 많이 결여된 채 살아가는 게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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