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2 - 07.31

정형외과 파견

by 그라스데오

태백을 지나는 길이 꽤나 험난했다. 잠이 덜 깬 것만 같았는데도 시작한 운전, 새벽녘의 어두움에도 구불구불한 산길 따라 이어지는 오르막길. 하지만 날이 점차 밝아오면서 아침 안개 사이로 펼쳐진 산들, 여름이 한가득 차올라 있다는 것을 알리는 푸른 나무들. 그 모든 것에 환한 빛을 비추며 떠오르는 햇살은 완벽함 그 자체였다. 잠시 갓길에 차를 새워 사진에 그 모습을 애써 담아보려 했지만, 결코 작은 기계에 담길 장관이 아니었다. 그래서 이번 여행만큼은 사진을 남기기보다는 마음에 차곡차곡 쌓아 넣자는 마음에 휴대폰을 금방 주머니에 고이 넣어두었다.


고된 운전길이 너무 힘들다고 불평하면서 도착지점만 생각하며 운전했다면 이 아름다운 관경을 모두 놓치지 않았을까. 느리게 가거나, 멈추지 않으면 볼 수 없는 것들. 청년들에게 누구나 하는 그런 조언이라 식상하게 여겨지겠지만, 알면서도 잘 되지 않던 것이 이렇게 뜬금없는 곳에서 이해가 되니, 내 마음에 더 자리 잡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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