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 파견
가정의학과 과장님께서 가을에 해외 학회를 같이 가는 것이 어떤지 물어보셨다. 처음에는 코로나 여파가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것 같아서 해외에서 주최되는 비만 학회에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하셨었는데, 마음이 변하셨는지, 나에게 논문을 어서 완성하여 해당 학회에 제출하라고 하셨다.
교수님들과 해외 학회를 간다는 것이 솔직히 너무 숨 막히는 일정 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운전을 하거나, 식당 예약 및 관람 계획까지 해야 하는 그런 의전 업무의 부담을 안고 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워낙 많이 들어서 안 가겠다고 하는 것이 마음 편할 것 같았다.
하지만 병원 차원에서 일정 경비 지원도 해주고, 병원을 잠시나마 탈출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심지어 가는 곳이 미국이라는 것은 결코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학회 일정 자체는 4일 정도지만 앞뒤 주말까지 쉴 수 있어서 6일 넘게 쉴 수 있는 기간이었다. 더 중요한 것은 학회가 샌디에고에서 진행되는 지라, 그 멋진 바닷가를 보면서 쉴 수 있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또 사촌 형이 로스앤젤레스에서 살고 있기에, 오랜만에 슬쩍 보고 오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솔직히 코로나 여파로 학회 자체를 가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현실로 다가오니 어릴 때 동경하던 그런 대학병원 의사로서의 삶, 해외 학회의 그 특권 같은 것을 누리게 되는 기분이 들어서 오랜만에 괜한 설렘이 싹트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