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2 - 10.17

신장내과 파견

by 그라스데오

병원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마주하는 모든 환자들이 결국은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것을 매일 같이 보게 된다. 그러나 죽음을 앞두고 어떤 준비를 하는지에 따라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는 것을 느낀다. 모두가 고통을 호소하고, 아쉬움과 설움을 토로하며, 이별의 아픔에 따른 눈물을 흘리긴 한다. 그러나 준비가 되어 있는 자들이 흘리는 눈물은 결코 같은 눈물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의사가 되었다고 해서 환자들을 뿅 하고 낫게 해 줄 수 있게 되는 것은 결코 아니었다. 직접적인 치료를 시행하는 외과계보다 상대적으로 간접적인 치료로 돕는 내과계 의사라서 조금 더 그 어떤 무력감을 느끼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에는 모든 의사들이 다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본인 스스로 항상성을 통해 건강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도울 수 있을 뿐이라는 것을.


그런 차원에서 인간의 연약함을 자주 마주하게 되는 것에 답답함과 분노가 이따금씩 올라오곤 한다. 치유의 기적을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도 정말 많이 든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담대하게 마음을 잡고 죽음 앞으로 나아가는 자들을 보는 것 역시도 너무나 인상적인 용기의 장면이라 감히 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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