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 파견
도착해서 보니 학회 일정을 착각해서 하루 일찍 샌디에이고에 왔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로스애인젤레스에서 사촌형과 하루 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는데, 그 기회를 놓친 게 많이 아쉬웠지만 샌디에이고 구경을 하루 더 하자는 마음으로 잘 놀고 잘 쉬었다.
그리고는 학회 첫날이 시작되었는데, 생각보다 재밌는 시간들이었다. 본래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강의 내용들이 하나같이 흥미로웠고 유익한 실질적인 진료 및 처방 지식들도 많이 포함되어 있었다. 특히나 유독 관심이 갔던 주제는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사용 후 오는 부작용에 대한 강의였다.
운동에 늘 관심이 많았던지라,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사용이 점차 늘어가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특히 한 주기 동안 사용한 이후 발생하는 부작용들, 여드름, 우울증, 간손상, 고혈압 및 고환 축소에 따른 테스토스테론 수치 저하 등 너무나도 많은 전신적인 증상들이 올 수 있다는 것도 익히 들었던 이야기이다. 이에 대한 치료로는 테스토스테론 투약을 진행하면서 몸이 자연스럽게 재기능을 회복할 때까지 기다리는 게 최적의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이런 치료법이 원하는 만큼의 효과를 썩 보이지는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어느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몸의 생화학 및 생리학적 대사경로를 자체적으로 연구하여, 특정 약물들을 조합하여 조금 더 효과적인 요법을 개발하여 사용하고 있다는 소식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본 연구 기관이 이런 약물 요법의 실질적인 효과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던 것이었다. 일단 해당 약제 조합에 타목시펜이라 하는 약이 포함되는데, 이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작용을 차단하는 효과를 내는 약이다. 이어서 사람 융모성 성선자극호르몬까지 포함되는데, 결국 호르몬 연쇄작용을 건드리면서 고환에서 테스토스테론을 자극시키려는 목적인 것이다.
아직은 연구가 진행 중이라 기본적인 연구 틀을 소개하는 정도였지만,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나중에라도 꼭 찾아보고 싶은 주제였다. 그 외로는 비만 학회였기 때문에 비만 진료에 관한 강의들이 많았고, 결국은 GLP-1 수용체 작용제에 대한 연구들이 가장 뜨거운 주제들이었다. 시험을 봐야 하는 부담도 없고, 당장 진료에 적용해야 하는 책임도 없었기에, 더 편한 마음으로 들을 수 있어서 좋았던 게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