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내과 파견
파견과는 대부분 한 달 단위로 변경되지만, 가정의학과와 내과 전문의 시험 준비 기간에 차이가 있어서 한주만 새롭게 소화기내과 파견을 시작하게 되었다. 위장관 분과 교수님 두 분과 함께하게 되었는데, 매번 느끼는 것이 있다면 내 머리는 정말 텅텅 빈 것 같다는 것이다. 학생 때 배운 것들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아서 급하게 인계장과 함께 해당 과에서 자주 보는 질환 공부를 하지만, 늘 그렇듯 많이 부족하다.
위종양, 위암, 위장관 출혈, 대장암이나 염증성 장질환. 많은 질환들이 있는 만큼 환자들도 가득하다. 특히나 놀랐던 것 중 하나는, 정말 희귀하다는 질환인 식도이완불능증 환자들을 거의 매주 치료하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덕분에 수술방에도 들어가서 경구 내시경 근절개술을 진행하는 것에 대한 보조를 서게 되는 기묘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짧은 인생 가운데 질병을 짊어지고 살지 않을 수 있게 힘쓰는 수많은 의사들이 있다는 것을 점차 보게 된다. 그저 돈을 많이 벌기 위해 의사가 된 사람들도 있겠지만, 의도가 어떻든 치료를 통해 잠시나마 질병으로부터 자유해졌을 그 시간은 환자에게 해방의 날인양 기뻐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저 그런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큰 보람이 되어 일을 계속해서 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