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2 - 01.05

신장내과 파견

by 그라스데오

친구가 뜬금없이 밤중에 연락을 했다. 혹시 지금 어느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지, 특정 병원과는 연고가 없는지. 이야기한 병원은 가본 적도 없는 곳인지라 무슨 일인지 물어보니, 본인 아버지가 운동을 하던 중에 심장마비가 와서 현재 입원 중이라고 이야기해 줬다. 심폐소생술을 하며 병원에 도착했었고, 기관 삽관을 통해 기계호흡도 시작했고, 체외막산소공급도 진행 중이라고 말해주었다. 아마 투석도 진행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벌써 일련의 과정을 겪었다는 것을 들으니 환자가 온전히 깨어나는 것이 결코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저 기도하겠다는 말만 하고 전화를 끊었다.


사실 모든 환자들은 다들 누군가의 가족이 아닌가. 지금 내가 일하고 있는 이 병원에서도 두 아들의 아버지가 중환자실로 입원을 하여 투석을 진행하고 있었다. 매일 같이 술만 마시다가 결국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되어 응급실을 통해 치료를 진행하고 있던 것이었다. 두 아들들을 불러놓고 환자의 상태와 경과, 향후 치료 계획을 이야기하면서 예후가 결코 좋지 않다는 이야기까지 전달했다.


그렇게 중환자들을 보게 되는 경우가 점차 쌓이다 보니, 이제는 거의 모든 환자를 볼 때에 보호자분들에게 꼭 상태가 심히 안 좋아질 수 있다는 이야기부터 하게 되었다. 분명 누군가의 가족일 텐데, 처음 듣는 이야기라면 그 가능성조차도 두려움이 되어 마음을 번잡하게 할 수 있을 텐데, 이런 좋지 않은 이야기를 너무 태연하게 전하는 것은 아닌지.


내가 돌보는 모든 환자들에 있어서 감정 이입을 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 또 너무 일로서만 대하는 것은 아닐지 고민하게 되는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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