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 파견
어릴 때 봤었던 “허준”이라는 드라마와 의학을 연결할 생각은 없지만, 언제부턴가 의사는 맥을 짚고 치료를 바로 해주는 그런 직업이라 생각해 왔는데 현실은 그저 통계와 과학에 철저히 의지하는 도우미 정도라는 걸 자주 느낀다. 그러다 보니 누군가를 치료해 준 다는 생각이 드는 일이 드물다. 외과계열 전공의였다면 그 성취감을 조금은 더 느낄 수 있었을지.
마침 부활절 즈음이라 하여 하는 생각이지만, 종교에서 말하는 질병의 치유나 부활,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회복을 보지 못하고 떠난 수많은 환자들에 대해서는 어찌 된 영문인지 의문이 가곤 한다. 기적과 의학은 같이 설 자리가 있긴 한지. 솔직히 사망선고를 한 환자가 멀쩡히 걸어 다닌 다면 정말 소름 돋을 것 같다. 하지만 당직 때 수많은 환자들을 떠나보냈기에, 그 환자가 맞는지부터 기억을 못 할 것 같다. 작디작고 하얀 영안실 태그가 발에 걸려있긴 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