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1 - 04.15

외과 파견

by 그라스데오

영화를 많이 좋아했지만, 바빠진 이후로 개인 시간이 없다 보니 시간을 내어 영화관을 가거나 몇 시간씩 모니터 앞에 앉아 영화를 보는 게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최근에는 짧은 요약을 보거나 줄거리를 읽는 정도만 하는데, 영화 관련 내용을 듣는 것도 좋아해서 이동진 영화평론가의 해설들도 종종 챙겨 듣곤 한다. 최근에 들었던 해설 중 공포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사람들은 무지에서부터 공포를 느낀다고 하였고, 그런 무지에 대한 나름의 해답을 강요하는 폭력을 때때로 휘두른다고 한다.


종교적으로 설명되지 않아 두려움에 떠는 사람들을 선동해 마녀사냥을 진행했던 그 옛날 시대. 동성애를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 일종의 정신병이라 하여 치료를 강행했던 시절. 역사를 돌아보면 생각보다 많은 경우 무지함에서 오는 두려움, 그에 따른 폭력이 발생했던 경우들이 있다.


환자들이 때론 너무 신경질적인 경우가 있는데, 아픈 몸 때문에 혹 죽음이 가까워지는 건 아닌지 고민하게 되고, 사후에 대한 무지함에서 두려움이 찾아오고, 그에 따른 폭력이 분노의 모습으로 의료진에게 분출되는 게 같은 맥락인지 고민해 보게 된다.


그런 면에서 적어도 질병에 대해, 그 경과나 치료 방법을 최대한 자세하게 설명해 주는 것이 환자의 마음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데, 또 노교수님들은 모든 것을 설명해 주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고 말씀하신다. 적당히 필요한 정도만 알려주는 것이 결국 경험에서 오는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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