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내과 파견
월초에 어느 암환자가 입원한 적이 있었다. 자궁경부암이 복막 여기저기로 전이가 되어 타 병원에서 종양내과 진료와 치료를 이어가던 환자였다. 원래 다니던 병원을 꾸준히 다니는 것이 건강한 의료행위겠지만, 기존에 다니던 병원은 워낙 환자도 많고, 집도 멀어, 다니기 훨씬 편한 본원으로 내원하게 된 것이었다.
그런 종양내과 진료 과거력이 있는 환자가 왜 신장내과로 입원했는지 물어본다면, 응급실에서 크레아티닌이 너무나도 증가된 것을 확인하여 신장내과로 입원시킨 것이었다. 크레아티닌은 쉽게 말해 신장 건강 수치로 설명할 수 있는데, 소변으로 배출이 되어야 수치가 정상적으로 유지가 될 것인데, 모종의 이유로 그 수치가 높아졌으니, 이에 대한 검사와 치료를 진행하라는 것이었다.
촬영한 영상 검사를 토대로 의심한 것은, 아마 요관 근처에까지 암 조직이 전이되어 소변이 나오는 길을 막아 발생한 일로 추정되어, 소변을 밖으로 빼낼 수 있게 영상의학과 협진을 통해 경피적 신루설치술을 시행하였다. 이어 환자의 상태가 호전되어 요관에 스텐트를 넣어 다시 정상적으로 소변이 제 길을 따라 나올 수 있게 된 것을 확인하고 퇴원했다.
그랬던 분이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신장내과로 입원을 한 것을 보고 솔직히 짜증이 많이 나긴 했다. 종양내과에서 볼 환자를 왜 자꾸 신장내과로 밀어 넣는 건지. 이번에는 탈수로 콩팥 수치가 증가하여 입원한 것이었고, 수액 치료로 금방 상태가 호전되었다. 이런 내과적 문제들이 발생하는 그 근본적인 이유는 결국 종양에 있는 것인데, 종양내과 측에서는 이제 호스피스 진료를 권고한다며 환자를 받을 생각을 전혀 하고 있지 않았다.
그러다 문득 환자를 무슨 일더미 마냥 취급하고 있던 건 아니었는지 정신이 번뜩 들었다. 입원하는 환자 한 명당 내 일이 늘어가는 것은 맞지만, 그게 그렇게까지 화내고 짜증 낼 일이었던가. 해당 환자는 언제든 돌아가실 수 있는 상황인데. 그래서인지 늦은 밤이었지만, 늘 기계적으로 하던 연명치료 계획서에 대한 설명을 최대한 친절하게 설명하고 동의를 구했다.
죽음이 항상 눈앞에 아른거린다. 삶에서 무엇이 정말 중요한지 돌아보게 된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하고 싶은 것이 생기면 그냥 하기 시작했다. 즉흥적으로 변한 것인지, 담대해진 것인지, 혹 무의미함이라 여겨지는 것 속에 의미를 찾기 위해 발버둥 치기 시작한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