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분비내과/류마티스내과 파견
68세 남환, 의식저하 상태로 발견되어 응급실로 내원했다. 당뇨 과거력과 함께 숨을 쉴 때마다 과일향이 난다는 것에서부터 혈당 조절이 되지 않아 발생한 당뇨병성 케톤산혈증이 의심되었다. 수액치료와 함께 피검사를 진행했고, 동맥혈가스분석에서 산도가 높은 것과 고혈당, 그리고 소변 케톤까지 검출되어 진행 중이던 수액치료와 더불어 인슐린 및 포타슘 투약도 진행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하루가 지나, 의식이 무사히 회복되었다.
환자는 오랜 기간 동안 당뇨에 대한 관리를 받지 않았다고 하여, 중요한 당뇨 합병증에 대한 검사를 진행했다. 안저 검사를 통해 당뇨병성 망막병증을 확인했는데, 이미 꽤 진행이 된 상태였다. 시행한 피검사에 따라 콩팥 역시도 이미 많이 망가졌다고 의심할 수 있었고, 손발 감각 역시 저린감이 있다고 하여 특징적은 당뇨 합병증 세 가지를 전부 다 보이고 있었다. 경동맥 초음파 검사 역시도 혈관이 좁아진 소견을 보이고 있었다.
제대로 된 관리가 필요할 것이라 주기적인 방문과 치료를 설명했는데, 환자는 본인 의식이 돌아왔으니 퇴원하겠다고 고집을 피우기 시작했다. 이미 시행한 검사들에 대해서도 불만을 가진 것이, 돈을 결코 병원에 쓰고 싶어 하지 않는 심정 같았다.
환자의 고집의 때문에 보호자들에게라도 관리해 달라 전화를 하고 보니, 아내분은 이미 오래전에 이혼을 했고, 전할 말이 있다면 같이 살고 있는 어린 여자한테나 하라며 전화를 끊었다. 아들과 통화를 하니, 진절머리 나는 사람이니 돈 낼 게 있으면 돈만 내겠다고 하면서 전화를 끊었다.
마지막으로 따님에게 전화를 하니, 그나마 챙기려는 마음이 있다는 게 느껴졌다. 하지만 대학병원에서 입원치료를 이어가는 것은 부담스럽다 하여, 다른 병원으로 전원 하는 것으로 타협했다. 그런데 솔직히 환자가 이 병원을 나서는 순간 바로 집으로 향할 것만 같았다.
언젠간 읽었던 말이 기억난다. 자식은 수도 없이 부모를 용서한다고. 어린아이들이 무얼 알겠나. 그저 하염없이 부모만 바라보는 존재인데. 다 큰 자식들도 왕래가 없던 부모라지만, 책임이라는 이름하에 아픈 노인을 챙기려 하는 모습은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