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2 - 02.03

내분비내과/류마티스내과 파견

by 그라스데오

당직을 줄이는 것에 대한 대책 회의를 열었다. 다른 병원들에 비해 당직을 유독 많이 서고 있던 터라 조정해야 할 필요는 없는지 말이 나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과 파견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그냥 모든 면에서 당직 업무에 대한 비교를 하여 새롭게 당직 계획을 정해야 할지 논의하는 시간이었다.


교수님들은 일단 전공의들이 일을 안 하고 싶어 그런다고 생각한다는 것이 느껴졌다. 당연히 당직을 서고 싶어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만은, 이번에는 정말 전공의 자체가 너무 없어서 근무를 채울 수 없는 상황이었다.


교수님들이 수련받던 시절에는 전공의 근무 시간에 대한 법률 같은 것은 없어서, 매일 같이 당직을 서도 뭐라 항변할 수 없었다지만,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지 않은가. 게다가 그렇게 힘들게 당직을 시키면, 내년에도, 그 후에도 결코 본원 가정의학과로 지원하는 전공의들이 있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말씀드렸다.


회의에 앞서 전공의들끼리 미리 모여서 정말 만반의 준비를 하고 들어갔다. 수많은 병원들 간의 자료와 본원 당직 현황까지 전부 파악해서. 하지만 감사하고 신기할 정도로 교수님들이 흔쾌히 당직을 줄이는 것에 동의하셨고, 파견 가는 타과와 잘 이야기를 나누어 당직을 정해보겠다고 해주셨다.


확실히 2년 사이에 병원의 시스템이 많이 갖춰진 것을 느낀다. 심정지 방송만 해도, 작년에는 매일 한 번쯤은 들었던 것만 같은데, 요즘은 한주에 한번 울릴까 말까 하는 수준까지 떨어진 것 같다.


이젠 정말 3년 차 생활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이후에 삶은 어디서 무얼 할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지만, 그래도 일단 빨리 수련이 끝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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