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2 - 02.06

내분비내과/류마티스내과 파견

by 그라스데오

27세 여환, 갑상선항진증으로 항갑상선제를 복용하면서 외래를 통해 경과를 지켜보던 중, 금일 시행한 피검사 상 갑상선 호르몬 수치가 많이 상승되어 있어 적극적인 조절을 위해 입원한 분이다.


갑상선호르몬은 몸의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호르몬이다. 기초대사율 조절, 체온 조절, 성장 및 발달에도 관여하는 전신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더 쉽게 표현하자면 에너지를 만드는 역할로, 너무 적으면 기운이 없고, 너무 많으면 열이 나며 안절부절못할 정도로 활동성이 증가하게 된다. 복잡하게 들리지만 사실 치료는 굉장히 단순하다. 낮으면 채워주면 되고, 높으면 낮춰주면 된다. 물론 약제 용량을 맞추어 처방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꾸준히 복용만 하면 별일 없는 그런 질병 중 하나이다.


그렇기에 외래를 추적 중이던 환자가 입원했다는 것은 결국 환자의 약제 복용 순응도가 떨어져 호르몬 수치 조절이 되지 않았던 것일 가능성이 가장 높았다. 애초에 교수님이 약을 잘 복용하라고 여러 번 말씀하셨지만, 환자는 각종 이유를 핑계로 잘 복용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어린 나이에 결혼을 했고, 공무원이 되기 위한 공부를 진행 중이라고. 게다가 운전을 직업으로 하고 있어, 약을 복용하면 부작용 때문에 힘들다고 했다. 무슨 부작용이 있는지 물어보니 기운이 쳐지는 것 같고, 어딘가 힘이 떨어지는 것 같아서 자가 중단을 종종 했다고.


약제 용량이 결코 높지 않았고, 약을 꾸준히 복용했던 시절의 호르몬 수치를 보면 늘 정상 범주에 있었는데, 상대적 결핍인 것이지 본인이 그저 느끼는 부분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는 없었다. 정말 과하게 호르몬이 억제된 걸 수도 있다. 그래서 일단 관찰을 하는 것이 입원의 주된 목적이었다. 하지만 역시나 입원하여 약을 복용하기 시작하니 갑상선항진증에서 보이는 증상들이 빠른 시간 내로 호전되는 것을 보였다.


이런 환자들을 볼 때마다, 의학에서는 정말 치료의 역동성이라는 것이 크게 작용하는 것을 느낀다. 다들 각자의 사정이 있을 것이고, 그에 맞춰서 치료를 이어가는 것이 실력 있는 의사가 아닐지. 그런 면에서 환자의 전인적인 요소들까지 고려하여 치료를 이어가는 것이 핵심적인 것 같다. 하지만 또 하루에도 100명이 넘는 환자를 봐야 하는 상황 가운데, 그런 관계적인 요소까지 보는 것은 가히 불가능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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