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학과 파견
1년 차 때는 그냥 병원 시스템을 익히느라 바빴던 것 같다. 같은 공간이었음에도, 2년 전 분위기는 어딘가 어둡고 무거웠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저 내 마음이 어둡고 무거웠던 게 아닐까 싶다. 다른 선생님들 눈치를 보면서 하루라도 빨리 해야 할 일들에 익숙해져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2년 차가 되고 나니 환자를 보는 일을 익힐 수 있게 된 것 같다. 입원부터 퇴원까지, 그 모든 과정을 이어가는 방법. 진단과 치료, 그리고 그 사이에 필요한 처방들. 그래서인지 묵묵히 일을 해온 기억 밖에 나지 않는다.
3년 차가 되니 의국의 구석구석이 눈에 들어온다. 같은 공간에 있는 1년 차와 2년 차 선생님들도 보이고, 내가 알아서 해야 할 일들도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나 이제는 질병이라는 개념을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더 생각하게 되었다.
말은 이렇게 해도, 솔직히 여전히 모르는 것만 가득한 일개 의사 조무래기라는 건 변함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