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3 - 03.16

가정의학과 파견

by 그라스데오

외부 파견의 일환으로 의국 선배가 일하고 있는 또 다른 병원에 참관을 하러 방문하게 되었다. 강남 시내 한복판에 거대한 하나의 건물. 진료 시스템도 최적화되어있어 보이고, 무슨 회원제 클럽처럼 한 사람의 건강을 책임지는 그런 웰빙 기관이라고 한다. 내부 시설도 너무 예쁘게 되어었어서, 솔직히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는 그런 기분이 들었다.


해당 병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여러 가지 검사들을 알려주시는데, 그중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유전자 검사들이었다. 검사를 시행하면 일정 기간 뒤에 꽤나 두꺼운 책자가 하나 전달되는데, 해당 환자가 특이 유전자 소견들, 타인에 비해 걸리기 쉬운 질병들, 성격이나 체질에 따라 직군까지도 추천해 주는 그런 방향성까지 알려주고 있었다.


언젠간 상용화될 것 같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벌써 이렇게나 자세하게 분석하여 표로 전달될 줄은 몰랐었다. 그래도 사실 특정 통계에 따른 예측들이니 그 정확도는 당연 의심해 볼 여지가 많지만, 그래도 방향성 정도는 유의미하게 전달되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런 검사들이 사실상 큰돈이 되지는 않는다고 했다. 유전자를 바꿀 수 있지 않기 때문이다. 바꿀 수 없는 것들을 알아서 무슨 이득이 있겠느냐 생각하게 되는 것 역시도 자연스러운 마음이 아닐지. 비록 위험인자들을 조절하여 예방하는 정도가 다이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런 작은 노력들이 큰 변화를 야기할 수 있다고 믿는 편이기도 하다.


언젠간 보았던 한 영화처럼, 원하는 유저자 개량을 통해 정자와 난자를 결합시켜 특정 유전자가 발현되게 하는 기술이 도입되어 돈이 있는 자제들은 월등히 뛰어는 능력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설정이 생각한 것보다 더 빠른 시일 내로 실현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은 먼 얘기겠지만, 생각한 것보다 발전은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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