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3 - 03.26

가정의학과 파견

by 그라스데오

전날 그렇게 즉흥적으로 밤을 새우고 인천을 다녀오고 나니 하루 종일 잠만 자게 되어 토요일을 그렇게 날려버렸다. 정신이 돌아온 게 일요일 새벽이다 보니 아침 일찍부터 한 모임을 참여하게 되었는데, 그제야 할머니 생각이 밀려오면서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졌다.


평안하게 돌아가셨으면 했는데, 왜 그런 고생을 해야만 하는지. 무언가를 삼키려 해도 삼켜지지 않는 그 답답함을 어찌 이해할 수 있을지. 마냥 어린아이가 된 것 같은 할머니의 모습이 눈을 감을 때마다 생각이 나서, 더 괴로웠다. 내가 펑펑 우는 모습이 너무나도 낯설었는지, 지인들은 하나 같이 당황해했다.


신경과 파견을 돌면서 뇌 기능 손실은 회복 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것을 직접 경험했기에, 치유의 기적을 기대하고 있지는 않다. 종교의 힘을 빌어 치료를 구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았지만, 대부분, 아니 결국은 모두 다 생을 마감했다.


여전히 인생은 이해되지 않은 것들로만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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