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학과 파견
3월이 벌써 다 지나갔다. 또다시 짐을 싸고 다른 병원으로 파견 갈 준비를 하는 것이 익숙할 법 하지만, 이번 달은 유난히 아쉬움이 많다. 아마 호스피스 진료가 생각보다 적성에 맞았던 모양이다.
말기 암 환자들에 대한 진료를 보면서, 유난히 마음 정리가 되지 않은 사람들을 많이 마주할 수 있었다. 환자들뿐만 아니라, 보호자들도. 솔직히 의학이라는 것이 사실상 죽음을 막아내는 학문은 아니다. 치료라는 것은 단순히 몸이 스스로 치유하는 것을 돕는 것이지, 근본적인 죽음의 문제를 결코 해결하지 못한다. 삶을 조금 연장시킬 뿐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완전한 치료에 대한 기대가 어느 정도 있는 것 같다. 호스피스 환자들 역시도 그런 생각이 있기 때문에, 병원에 입원하여 주치의로부터 손 쓸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서야 죽음을 마주하게 되는 것 같다. 특히 암환자의 악화 상태는 정말 예고 없이 나타나는 경우가 흔해서, 더욱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이 어려운 과제가 된다.
솔직히 수련을 시작할 때에는 왜들 그렇게 고된 삶을 조금이라도 더 연장시키려고 발버둥 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결국은 다 죽게 되는 것인데.
하지만 수련 과정을 통해 한 사람의 인생이 고귀하기에 그 생명을 더 이어갈 수 있게 도와야 한다는 책임이 있다는 것을 배워나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더해, 환자가 그런 삶의 가치를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면, 찾을 수 있을 때까지 도와야 하는 것 같다.
그 끝에서 평안을 누릴 수 있게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