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의학과 파견
학생 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후배가 학교 생활도 마치고, 공중보건의사 복무도 끝내고, 곧이어 수련의 과정을 시작하게 되었다. 솔직히 말하면 공중보건의사 복무가 4월 말까지라서, 실제 업무는 5월부터 진행되어야 하는데, 수많은 병원들이 일찍 와서 일을 도우라는 무언의 압박을 여전히 주고 있는 현실이다. 시간이 조금 더 있었다면 어떻게 해서든 날을 잡아서 잠시라도 만나면 좋았을 텐데, 빠르게 일을 시작한 것과 멀리 있는 병원에서 수련을 시작하게 되어 보러 가는 것조차 어렵게 되었다.
조금 미안한 것이 있다면, 그의 상황도 모른 채 특정 병원에 지원을 하라느니 말라느니 잔소리를 했던 것이다. 당연 잘되길 바라는 마음이었지만, 본인이 더 열심히 알아보고 지원했을 것인데. 그래서인지 가위 하나 사주지 못한 것이 너무나도 미안했다. 내가 인턴을 시작하기 직전에 잘 드는 가위라고 선물 받았던 것이 유용했어서 특히나 더 아쉬웠다.
그나마 뿌듯한 것이 있다면 그 모든 수련의 과정이 능히 견디어내고 해낼 수 있는 것들이니 너무 걱정 말라고 말해준 것이었다. 항상 힘들고 괴롭다는 이야기만 들어왔고, 그 때문에 나 역시도 괜한 겁만 먹은 채 뛰어다니기만 했던 것 같았다. 차근차근 하나씩 배우며 적용할 수 있는 그런 보호받는 병원 구조이거늘. 긍정의 말들을 많이 들었다면 그 과정들이 조금은 밝아지지 않았을까.
다 지나가는 마당이라 특히나 더 강하게 느끼는 것 같다. 겁먹을 필요 전혀 없었고, 오히려 병원을 누비면서 배우고 싶은 것들을 적극적으로 알려달라고 요청해도 되는 그런 자리인데.
참고로 수련의 과정을 앞둔 사람을 안다면, 잘 드는, 끈적이는 것이 들러붙지 않는, 그런 비싼 가위 하나 사주면 정말 오랫동안 고마워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