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3 - 04.17

영상의학과 파견

by 그라스데오

공부를 하려는 마음에 병원에서 다시 지내기로 한 것도 있었지만, 또 다른 이유를 고르자면 가정의학과 전공의들에게 배정된 기숙사 방 개수가 줄어든 것도 한몫을 하긴 했다. 꽤 많은 수의 타과 전공의들이 올해부터 파견을 오게 되어 방이 부족해진 것이었다.


아무리 크게 개원을 한다 해도 수련병원으로 인정받는 데에는 많은 기준과 절차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개원 초기에는 전공의를 선발할 수 없지만, 가정의학과는 과 특성상 파견 형식으로 근무를 할 수 있다. 그래서 본 병원은 초기에 가정의학과 전공의들만 있어서, 가정의학과 전공의들이 다양한 병원 일들을 다 소화해야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지금, 병원이 많은 방면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서, 자체적으로 전공의 선발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타과 전공의들도 파견을 올 수 있게 되었고, 이 때문에 병원이 조금 더 북적북적해진 것도 느낄 수 있었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병원이 빠른 시간 내에 정말 많이 좋아진 것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단순히 심정지 안내 방송 빈도도 확연히 줄어들었고, 병원에 일하고 있는 의사도 정말 많이 늘어난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 차원에서 가정의학과 전공의들의 업무 범위가 줄어들어 힘든 순간들이 많이 줄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배움의 기회도 줄어들어 가는 것도 괜한 아쉬움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럼에도 결국은 환자들이 받게 되는 치료의 질이 더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그냥 다 좋게 생각할 수 있는 부분들인 것 같다. 분명 병원을 떠나고 몇 년이 지나면, 이 모든 순간들은 다 좋은 추억으로만 기억될 것이라 생각한다. 시원섭섭한 감정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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