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3 - 05.01

피부과 파견

by 그라스데오

가정의학과 3년 차의 편함은 단언컨대 마이너과 파견에 있다고 장담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의 두 달은 피부과 파견이고, 굉장히 편하다는 것 하나는 확실하게 인계를 받고 시작하게 되었다. 새로운 과 파견임에도 인계 부담도 없고, 불안한 마음도 없다는 것이 마이너과가 얼마나 편한지 보여주는 것 같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파견 업무는 교수님 외래 진료를 참관하는 것이 전부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한 곳에서 오래 앉아있는 것을 꽤나 어려워해서, 파견 자체가 조금은 버겁긴 하다.

그래도 해야 할 공부는 쌓였다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많은 환자들의 질병들이 겹치기 때문에, 하루에 그렇게 다양한 질환들을 보게 되지도 않지만, 그 적은 질환들 역시도 내가 제대로 아는 것이 없었다.


흥미로운 점이 있었다면, 왜 피부과가 많은 의사들의 로망인지도 알 수 있었다. 응급 상황이 거의 없는 수준이라는 것과, 질환들이 생각보다 직관적이면서도 깊이가 있고, 비급여 항목이 많아 경제적 여유도 확실히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을 느낄 수 있었다. 역시 인기가 많은 것은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또 다른 느낀 점이 있다면, 정말 수많은 사람들이 보이는 것에 굉장히 민감하다는 것이었다. 피부과에 오는 많은 환자들은 피부과 가렵고 아프기 때문에 진료를 받는 분들이 대다수지만, 증상이 전혀 없으나 단순히 보기 불편하여 치료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때론 그 민감함이 극심하여 놀랄 정도이기도 했다.


물론 경제적 여유가 있어서, 그런 치료를 누릴 수 있는 사람들을 비판할 생각은 없다. 이런 치료들이 심리적인 치료 효과도 분명히 있을 것이고, 의학의 한 부분을 결코 깎아내리고 싶지 않다. 다만 우리나라 의료 현실이 위급한 생명을 살리는 의료진에게는 너무나도 각박한 것을 상대적으로 느끼게 되는 것이 안타깝다는 말을 꼭 남기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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