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 파견
밤사이 큰 어려움 없이 잠도 꽤 자고 퇴근을 할 수 있었다. 수련의 때는 당직이라면 해당 과나 부서에 유일한 의사라서 대부분 혼자 일하곤 했다. 하지만 과 내에 속해 있으니, 다른 과 파견 중이어도 같은 당직실에서 일하는 상급년차 선생님들의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었다. 모르는 것들을 바로바로 물어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큰 도움이었다. 추가로 마취과 인턴 때는 전날 당직을 서면 낮 12시에 퇴근을 할 수 있었는데, 본 병원에서도 그런 복지를 누리게 해 주어서 12시에 맞춰 퇴근을 하게 되었다.
시국인지라 운영 중인 헬스장을 찾는 것도 일이지만, 덕분에 주변 편의시설을 꽤나 검색해 보게 되었다. 특히 공중보건의사 복무 중 자취하던 기억이 좋아서 인턴만 끝나면 수련병원 근처에서 원룸을 찾고 싶었는데, 빠른 퇴근을 하고 나니 제일 가까운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원룸도 알아보게 되었다.
몇 가지 느낀 점은 주변에 아파트가 워낙 많아서 원룸이 많이 없다는 것, 그리고 도로가 꽤나 불편하게 이어져있었다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차를 타고 다니는 것이 편할 것 같았고, 괜히 인턴 때의 병원이 그리울 정도로 주변 시설이 많이 부족한 것만 같았다.
날도 우중충하고 피곤해서 괜히 주변이 더 안 좋아 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대충만 알아보고 맛있는 저녁을 사들고 병원 당직실로 다시 들어왔다. 배정된 기숙사가 있긴 했지만 일단은 당직실 생활을 조금 해보고 거취를 정할까 한다.
뜬금 든 생각이지만 다른 과 파견 중인 선생님들은 도와주지 않으셔도 되었던 걸 도와주셨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당직 교수님도 병원에 상주하시기에 적극적으로 노티를 해도 된다고 했지만, 아무래도 교수님이라는 타이틀에서 오는 부담감 때문에 연락을 최소화하게 되는 경향이 있었다. 하루라도 빨리 일에 익숙해지고 싶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