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1 - 07.05

신경과 파견

by 그라스데오

신경과 파견이 시작되었다. 뇌졸중 파트에 배정을 받았는데, 솔직히 파견을 오기 전까지 신경과의 분과가 무엇이 있는지도 잘 몰랐다. 일단 본 병원에는 혈관 질환, 퇴행성 질환, 말초 신경 질환, 뇌전증 정도로 구분이 되어 있는 것 같은데, 차차 각 교수님들이 어떤 환자들을 보시는지 직접 봐야 제대로 알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보다 더 먼저 되어야 할 것은 벌써 여름이 다가왔는데도 전공의로서 알아야 할 기본 처방도 모르고 있는 것 같아서 괜히 더 긴장이 된다. 외과와 소아과 파견 당시에는 주치의로서의 업무가 특별히 배정되지는 않아서 환자의 입원과 퇴원까지의 처방 과정이 아직까지도 익숙하지 않다. 감사한 것은 교수님이 중요한 처방들은 직접 내주신다 하였고, 담당 교수님이 특히나 친절하셔서 크게 혼나는 일 없이 배워가고 있다. 아마 파견 온 전공의들이 가정의학과인 것을 명확하게 알고 계셔서, 1차 진료에 필요한 범위까지만 할당해 주시려고 노력을 많이 하신다.


여전히 가정의학과로서의 자부심은 부족하지만, 다른 과 전공의들과는 달리, 정말 다양한 환자들을 보고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인 것을 느끼고 있다. 특히 뇌졸중 파트에서 마주하는 환자들은 다른 과에서는 정말 보기 어려운 환자들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다른 과의 질병들은 회복의 여지가 조금은 보일 수 있겠지만, 뇌가 손상된 환자는 정말 하루아침에 장애가 생기고, 그것이 죽는 날까지 이어 줄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혈류의 회복이나, 기능 회복의 여지가 없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멀쩡했던 사람이 몇 시간 사이로 장애가 생겼는데 어떤 보호자가 이를 잘 소화해 낼 수 있을지. 게다가 집중관찰병동에는 며칠 동안만 입실할 것이 권고되고, 일반병동에서도 약 일주일 내외로 입원치료가 권고되어, 그 이후에는 재활병원이나 2차 병원으로 이동하여 장기적인 치료를 받을 것이 권고된다.


정말 매정해 보일 때도 있지만, 나라에서 지정한 보험 권고 사항도 고려해야 하는 입장에서 이 모든 것을 보호자들에게 설명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의사로서 마음을 독하게 먹어야 할 때가 있다는 것을 많이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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