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과 파견
잠시 지나가는 생각을 붙잡아봤다. 오랜만에 한 여자인 친구에게 연락을 했는데, 대뜸 외로워서 연락을 했냐는 말을 했다. 욱하는 마음이 가득했지만 태연한 척 웃어넘겼다. 애써 상대에게 인사를 전했는데, 이런 식으로 대답을 했다는 게 너무나도 예의가 없어 보였다. 이렇게 비꼬아서 생각하는 이유가 뭔지 이해도 잘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단순한 말이 때문에 내 마음이 이렇게나 긁힌 이유가 뭐였는지 고민하게 되었다. 농담으로 듣고 웃어넘길 수 있는 일이었을 텐데. 아마도 정말 외로움이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진실을 숨기려는 방어기제 마냥 불쑥 화를 내는 어린이처럼. 내가 정말 외롭지 않았다면 당연히 웃으면서 넘겼을 일인데.
내가 잘 살아가고 있다는 걸 보이고 싶어 하는 자존심일지도 모르겠다. 남들에 비해 잘 살고 있고, 좋은 사람과 만남도 이어가고 있고. 부족한 것이 하나도 없이 멋지게 살고 있노라 내보이고 싶어 하는 이 마음이 사실을 남들에게 나를 좀 봐달라고 소리치는 발버둥 같았다.
인간 모두 동일하게 느끼는 외로움인데, 그걸 애써 숨기려는 것도 너무나도 웃긴 일이다. 이제라도 당당하게 말하고 싶다. 매일 매 순간은 아니어도 외로움이 찾아올 때가 있다. 그것이 결코 나약함이 아니고 부족함이 아니다. 그런 마음에 취미를 발견하고, 그런 마음에 함께할 사람을 찾아 나서고, 그런 마음에 신앙을 발견하는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