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1 - 03.09

외과 파견

by 그라스데오

이렇게 말하면 어느 병원인지 특정 짓기 쉬워지겠지만, 글이 올라오는 시점은 한참 지난 뒤가 될 거라 짧게나마 적을까 한다. 아침마다 병원에서는 조금 특이한 방송이 나오는데, 바로 해당 병원은 국내 최초 전 병원에 입원전담전문의가 환자를 돌본다는 내용이다. 이 방송이 처음부터 거슬렸던 것은 아니었다. 실제로 입원전담전문의 선생님들께서 병원의 많은 일들을 담당해 주시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방송이 그렇게나 가시 같은 방송이 된 것은 해당 내용이 처음은 다른 멘트였다는 얘기를 듣고 나서였다. 그냥 지나가는 소문일 수도 있겠지만, 윗년차 선생님 중 한 분께서 사실 이 공지 방송은 사실 국내 최고 전공의가 없는 병원이라는 멘트였다고 했다. 추후 파견 나온 전공의들 공식 요청 하 변경되었고 말해주었다.


그래서인지 이제 막 근무를 시작한 지 일주일 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내 선택에 대한 후회가 밀려왔다. 왜냐하면 사실 나는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정형외과 전공의가 될 예정이었다. 남자 의사라면 한 번쯤은 꿈꿔본다는 그 정형외과에 합격했음에도, 게다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최근에 상을 받기도 한 그 병원의 정형외과를 내 발로 떠났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애써 밀어내고 있었던 후회 가득한 마음들이 터져버린 것이다. 가정의학과에 대한 의료계의 평판을 대충은 들었지만, 내가 다니고 있는 이 병원에서조차 가정의학과 전공의를 가볍게 여기는 느낌을 받으니 마음이 꽤나 상한 모양이다.


사실 나부터 가정의학과를 마음속에서 무시하고 있는 건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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