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1 - 07.14

신경과 파견

by 그라스데오

오늘 또 한 명의 전공의가 인사를 나누고 떠나게 되었다. 동기 10명 중 두 번째로 그만두는 선생님으로, 학교 선배이기도 했던 누나였다. 원래는 외과 수련을 받던 중 개인적인 사정으로 그만두게 되었고, 수련에 대한 아쉬움이 있어서 상대적으로 업무 부담이 덜한 가정의학과로 왔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개인적인 사정으로 다시 그만두게 된 것이었다.


다른 사람의 개인사를 공공연하게 적어가는 것이 좋아 보이지는 않겠으나, 이번 이야기는 자세하게 적어 가는 것까지 허락을 받은지라 마음 편히 적어 내려가본다.


해당 선생님은 쌍둥이 아이의 엄마이다. 애초에 아이를 키우면서 전공의 생활을 이어가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건데, 그래도 삶에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아서 수련을 결정했다고. 하지만 수련이 시작된 3월 이전부터 쌍둥이 아이 중 하나가 경계성 지능 장애에 가까운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곁에서 많은 도움을 준다면 괜찮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수련 시작 전부터 고민을 많이 했다고. 그러다 같은 아이엄마인 가정의학과 선배와 이야기를 나누며, 할 수 있을 거란 생각 가운데 격려 속에 수련을 시작을 한 것이었다.


하지만 몇 주 전부터 아이가 유독 엄마를 찾기 시작했고, 그런 아이가 걱정이 되어 그만두기로 결정했다고 말해주었다.


늘 그렇지만, 떠나는 모든 이들을 축복한다. 하지만 남겨지는 사람으로서 아쉬운 마음을 늘 따르는 편이라 섭섭하기도 하다. 짧은 시간 동안 많이 친해지지는 못했지만, 어느 상황이든 가족이 먼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여 미련 없이 잘 가라고 말씀드렸다.


가끔씩 뉴스에 일하는 여성들이 처하는 불공평에 대한 소식들을 접하곤 하는데, 병원 역시도 구조적인 변경이 고려되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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